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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사는 '부동산 재테크족'은 '열공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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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은행원 박성진(35)씨는 요즘 부동산 공부에 푹 빠져있다. 평소 재테크에 관심이 많았던 박씨는 결혼 전부터 주식 시장을 기웃거렸다. 그러나 지난해 갖고 있던 주식과 펀드가 반토막 나면서 방향을 틀었다.



박씨가 본격적으로 부동산 공부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송년회 자리에서 들은 친구의 조언이 박씨를 이끌었다.



부동산으로 재미를 본 친구는 경기가 안좋아 모두들 투자를 기피하는 시기가 진짜 호황을 대비할 때라고 그에게 조언했다. 그 길로 박씨는 서점을 드나들며 닥치는데로 부동산 서적을 독파하고 있다.



박씨의 목표는 두살 배기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서울에 30평짜리 아파트를 장만하는 것이다.



#2. 이제 막 사회 생활에 발을 들여 놓은 노용호(30)씨는 얼마 전 한 경매강좌에 등록했다. 반 값에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다는 신문기사를 접하고 우연찮게 경매에 관심을 갖게 됐다.



반신반의했지만 인터넷에 올라온 글들을 읽으면서 조금씩 확신을 갖게 됐다. 아직 입찰경험은 없지만 틈틈히 경매서적을 읽고 인터넷 카페를 돌아다니며 공부하고 있다.



돈독이 올랐다고 농담을 건네는 친구도 있다. 하지만 지독한 취업난 속에서 고생해 본 경험이 있는 노씨에게 재테크는 돈을 불리는 수단을 넘어 자존심을 지키며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목표로 다가 왔다.



결혼 전까지 재개발ㆍ재건축 지역에 다세대(빌라) 주택을 마련하는 것이 노씨의 소망이다.



부동산 재테크족이 늘고 있다. 연령층도 젊어졌다.



한 서점의 부동산 서적코너에는 점심 식사시간을 이용해 서점을 찾은 넥타이족들이 빼곡하다. 유독 부동산 재테크 서적이나 수험서적 코너로 사람이 몰리는 것은 불황과 구조조정 위기가 몇 개월째 지속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위기에 내성이 생기면서 조금씩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실전 투자보다는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요즘 재테크족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열공(열심히 공부하는) 재테크족'인 셈이다. 이제는 어줍잖은 지식으로 재테크에 성공하기도 힘들 뿐더러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만큼 시황이 녹록치도 않다. 불황때는 열공을, 호황기에 접어들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게 이들의 계산이다.



나이가 젊어진 것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박씨의 경우 결혼 3년차로 이제 두살 배기 아들을 두고 있다. 취업 재수 끝에 어렵게 중소기업에 일자리를 구한 노씨는 한참 친구들과 어려울 지낼 나이의 총각이다. 하지만 일찍 재테크에 눈을 돌렸다.



박씨에게는 앞으로 늘어날 양육비 부담이, 노씨에게는 불확실한 미래와 실업 공포가 가장 큰 이유다. 과거에는 명예퇴직에 대한 불안감을 가졌거나 총알(자금)이 든든한 40, 50대가 부동산으로 돈을 불리려는 주요 재테크층이었다.



특강이나 각종 부동산 재테크 관련 교육도 인기다. 2주 전부터 스터디 형식의 재테크 특강을 열고 있는 부동산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는 넘쳐나는 수강생으로 바쁘다. 매주 세 차례씩 열리는 '금융위기 탈출 아파트 재테크 특강'은 매번 강의시간을 넘겨 질의응답이 오고가기 일쑤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강의장을 찾는 주연령층은 40대지만 요즘 들어 30대 초중반 회사원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띤다"고 귀뜸했다.



서점도 덩달아 신이 났다. 진영균 교보문고 직원은 "올 들어 부동산 경매서적이나 수험서를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며 "지난 달에는 이들 서적의 판매부수가 10% 가량 신장했다"고 설명했다.



열공하는 젊은 재테크족의 등장은 불황이 낳은 새로운 풍속도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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