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최빈국 지원을 목적으로 500억 달러 규모의 재원 마련을 위해 금을 매도하기로 한 가운데 이에 따른 금 값 하락 압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IMF가 처분하는 금을 각 국 중앙은행이 매입, 금 값 하락을 방어할 것이라는 얘기다.
IMF는 지난 2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결정된 500억달러 규모의 구제 자금 일부를 마련하기 위해 금을 판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미국 의회의 승인을 전제로 403.3톤 규모의 판매를 논의 중이며, 추가 판매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 직후 금값은 3.5% 떨어져 온스 당 900달러선으로 내려갔다. 3일에는 1.3% 떨어진 온스당 895.60달러에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주요 국가들의 중앙은행이 금 매입자로 나설 것으로 보여 IMF가 금 판매에 나선다고 해도 금속가격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았다.
모건 스탠리의 후세인 알리디나 애널리스트는 “각 국 중앙은행이 금을 매입함으로써 달러화 비중을 낮추는 한편 외환보유액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비공개 방식으로 IMF 금을 매입하면서 뉴욕상품거래소에서의 금값에 영향을 최소화 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과 러시아, 일본의 중앙은행이 금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확신했다.
IMF는 지난 1999년과 2000년 회원국들에게 금을 비공개 매수로 판매한 적이 있다. 이때 멕시코와 브라질은 비공개 매수방식으로 1290만 온스를 매입했다.
또 중앙은행들이 외화보유액 가운데 금 보유량을 높이는 추세라는 세계금위원회(WGC)의 조사결과도 애널리스트들의 주장을 뒷받침 해 준다.
러시아의 올해 1분기 금 보유량은 29.8톤 증가한 523.7톤으로 외화보유고의 4%를 차지한다. 이는 지난해의 2.2%에서 오른 수치이다.
지난 2월 알렉세이 울유카예프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는 “금속 보유량을 늘리기 위해서 금 매입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에과도르의 올해 1분기 금 보유량은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동기 26.3톤에서 54.7톤으로 늘어나면서 외환보유고 차지 비율도 9.8%에서 32%로 급증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