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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불황 강남 룸살롱 기상천외 생존전략

경기불황은 유흥업소에도 불어닥쳤다. 한달에 수십억의 매출을 올리던 강남의 룸살롱들은 수입이 수직으로 떨어지자 자구책 마련에 애를 쓰고 있다. 주머니가 가벼워지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유흥비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자구노력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현직 B룸살롱 영업사장 K씨의 입을 빌어 강남 룸살롱들의 생존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신종 '풀살롱' 등장=불황을 틈타 신종 룸살롱인 '풀살롱'이 등장했다. 풀살롱이란 말 그대로 한번 돈을 지불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풀살롱에서는 40만원 정도의 돈을 지불하면 양주와 맥주, 안주, 음료에 아가씨 접대까지 모두 해결된다. 게다가 술자리후 은밀한 서비스인 '2차'까지 제공된다는 것.

K씨는 "'2차'는 엄연히 불법아닌가. 일반 룸살롱에서도 은밀히 진행되는 '2차'가 풀살롱에서는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업계 물을 흐리는 풀살롱은 없어져야 하는데 워낙 경기가 안좋다보니 요즘 잘나가는 룸살롱은 대부분 풀살롱이다"라고 한탄했다.

◆저가 룸살롱 활개=K씨가 이번 불황으로 가장 많이 느낀 것이 바로 '가격이 싼데 장사 없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은 강남 룸살롱 대부분이 1인당 2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양주 1병에 맥주, 음료 몇병, 과일 안주, 아가씨 비용까지해서 그정도면 예전보다 20~30만원씩 하락한 가격이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가격이 하락하게 된 것은 마담과 웨이터, 아가씨의 패키지화가 됐기 때문이다. K씨는 "예전에는 따로 활동하는 마담, 웨이터, 아가씨들이 요즘엔 한꺼번에 다닌다. 같은 집에 사는 마담과 웨이터, 아가씨들도 자주 봤다"고 털어놨다. 각자 받던 돈을 대폭 낮춰 한꺼번에 받으니 가격이 하락했다 것이다.

◆업소 홍보가 최고=판촉활동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IT강국답게 업소 홍보도 인터넷 사이트를 많이 이용한다.

물론 아가씨들 얼굴 사진을 드러내놓을 순 없지만 최대한 섹시해 보이는 사진을 많이 올려놓을 수록 효과가 좋다. 요즘은 또 밤문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정보를 알아보고 업소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 그곳에서의 홍보도 무시하지 못한다.

또 소주 룸살롱이 나온 것은 오래전 일이다. 양주는 한병을 기본으로 마신다는 전제하에 소주를 1만원 정도 받고 파는 것.

K씨는 "이렇게 파느니 장사를 안하는 게 낫다"고 못박았다. 남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강남에 땅값이 얼마인줄 아느냐. 그 비싼 땅에, 인테리어 값에, 관리비에, 세금 다 내가면서 소주 팔려면 이 장사 안하는게 낫다."고 말했다.

◆십시일반 오픈=업주들 사이에서는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형태가 일반화됐다

예전처럼 한사람의 물주가 가게를 만드는 형태는 거의 사라졌다. 이제 여러명의 투자자들이 '십시일반' 투자금을 모아 가게를 오픈한다.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 하지만 그런식으로 열어도 성공하는 가게는 찾아보기 힘들다.

K씨는 또 "문제는 이런 저런 방법으로 아무리 애를 써도 손님들이 오지를 않는다는 거다. 요즘엔 룸살롱에서 양주를 먹던 사람들 중 50% 이상이 바(Bar)나 호프집으로 넘어간 것 같다"고 울상을 지었다.

끝으로 K씨는 "하루에 룸당 1만원씩 버는 업주도 봤다. 수십억씩 투자해 룸살롱을 오픈했는데 방에서 하루에 1만원씩 떨어진다면 기분이 어떻겠나. 이 바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요즘 상태가 말이 아니다"라고 푸념했다.

고재완 기자 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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