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성 연일 폭로에 홍준표 "이벤트 하지 마라" 일침
한나라당이 경주 재보선을 두고 끙끙 앓고 있다.
친이 정종복-친박 정수성 후보의 대결로 일찌감치 당내 계파갈등의 화약고로 지목돼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연일 폭로와 비방전이 난무하고 있다.
당초 이상득 의원의 재보선 개입설이 터지면서 재점화된 내분은 박근혜 전 대표가 '정치의 수치'라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확산 일로에 있었으나, 당 지도부와 당사자들이 자중하면서 봉합되는 듯 했다.
하지만 정수성 후보는 3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29일 면담에서 이명규 의원이 '박 전 대표에게 부탁을 했다, 박 전 대표가 사퇴하라면 하겠느냐' 고 했다" 며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진 영 의원에게 그 문제를 이야기해서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 아직 결과를 못 받았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 후보는 "이 의원이 스스로 이야기했듯이 내가 이겨도 박 전 대표에게 도움이 안되고, 져도 도움이 안된다는 것은 그보다 더 노골적인 사퇴종용이 어디있느냐" 고 강조했다.
친이는 일단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전략이다. 대응하는 것 자체로 당이 시끄러워지는 것을 의식한 것.
이상득 의원도 2일 경북 지역 의원들과의 오찬회동에서 "나는 그렇게 약삭빠르게 정치를 하지 않는다" 며 "앞으로는 말을 안 해야겠다, 비공개 회의 때도 말을 하면 언론에 다 나가더라" 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 내분이 가속화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다급한 것은 지도부다.
행여 4월 임시국회에서 당 내분으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와관련 홍준표 원내대표는 친이 친박 양비론을 꺼내들며, 정수성 후보가 이벤트성 정치선거전을 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홍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언론에 나타난 대로 이상득 의원이 사퇴 종용한 것이 사실이라면 해서는 안될 행동을 한 것이다" 며 "이를 두고 박 전 대표가 '정치의 수치다'라고 한 것도 정확한 내용이 밝혀지지 않아 해서는 안될 말을 성급하게 하셨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수성 후보에 대해서도 "출마를 했으면 정상적인 선거운동을 해야지 이벤트를 만들어서라도 지지세 확산을 하려는게 아니냐" 며 "경주재보궐 선거가 여권 전체의 일도 아니고 추잡스러워서 더이상 말을 안하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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