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홍콩계좌로 250만달러를 받은 혐의 등을 시인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전날 박 회장과의 대질신문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250만달러를 받은 혐의를 시인했다.
또 남해화학에 비료 원료를 납품하는 중국의 W사로부터 '납품 원료 단가를 조정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23만달러의 뇌물을 받은 사실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정 전 회장이 어제 박 회장과의 대질신문에서 종전에 부인하던 태도를 바꿔 본인의 혐의를 자백했다"며 "향후 수사에서도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검찰은 최근 정 전 회장이 이광재 의원에게 3차례에 걸쳐 3만달러,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에게 1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으로 건넨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금품을 건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계좌 추적을 벌이는 한편, 정 전 회장의 비자금 관련 수사를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정 전 회장은 2005년 농협 부지를 매각하며 현대차 김동진 부회장으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기소돼 2007년 11월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현재 서울구치소에서 수감중이다.
정 전 회장은 또 '세종증권 매각비리'에 관련돼 세종증권으로부터 50억원, 박 회장으로부터 20억원을 받는 등 총 70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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