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30일 "3월 기준 대외채무 만기연장율은 106.3%로 개선되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대외채무 상환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날 출입기자들과 가진 해외 투자설명회(IR) 결과 설명회에서 "우리나라 은행과 기업이 올해 갚아야하는 외채가 1240억달러인데, 외환보유고는 2017억 달러에 달한다"며 "미국·중국·일본과의 통화스와프, 경상수지 등을 감안하면 실제 가용 외환보유고는 2700억 달러 수준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 부위원장은 "아주 극단적으로 외채 만기연장율이 50%로 떨어지고, 현재 외국인들의 주식·채권 투자금액의 절반인 500억달러가 빠져나간다고 해서 문제가 아니다"며 "외채 문제는 충분히 방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외채무 만기연장율은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후인 작년 10월 54.5%까지 추락했다가, 작년 12월 65.5%, 올해 1월 87.1%, 2월 91.6%, 3월 106.3%로 높아지고 있다. 외채 만기연장율이 100%가 넘는다는 것은 갚아야되는 돈보다 차입해온 돈이 더 많다는 의미이다.
이 부위원장은 또 "아시아국가들이 높은 수출비중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선진국에 비해서는 상황이 나은 편"이라며 "특히 수출 감소를 내수 성장으로 상쇄할 능력을 갖춘 우리나라가 다른 아시아국가에 비해 경기회복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재정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재정정책을 통한 내수진작이 가능하다"며 "다른 아시아국가와 달리 대기업 중심이고, 이들이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경기회복기에 견인차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위원장은 또 "최근 해외설명회를 다녀온 결과 아직 낙관할수는 없지만, 미국의 '가이트너 플랜' 발표 이후 전 세계 분위기가 좋아지는 분위기로 반전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만 확실히 바텀업했다고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못한다는 상황이며, 따라서 경제가 다시 나빠질 수 있다는 경계를 늦추면 안된다"고 말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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