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브레이크 없이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지난 달 수출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데 이어 대기업 제조업 경기신뢰지수인 단칸지수가 30년래 최악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3조5250억 엔으로 전년 대비 49.4% 급감했다. 1980년 통계 수치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로 최저 수준이다.
무역수지가 824억엔(8억4400만 달러) 흑자를 기록, 5개월만에 적자에서 벗어났으나 큰 의미를 두기 힘들다. 수입이 43% 급감한 데 따른 것이기 때문. 특히 국내 수요 감소로 원자재 수입이 줄어든 것이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요인이 됐다. 시장 전문가는 무역수지 흑자 전환보다 내수 위축이 심화된 데 주목했다.
또 미국과 유럽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여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무디스 이코노미닷컴의 매트 로빈슨은 "일본 수출이 언제쯤, 그리고 얼마나 강하게 회복될 것인지 불투명하다"며 "수출 감소는 GDP 성장률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1분기 단칸지수가 1975년 오일쇼크 이후 최악으로 곤두박질 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단칸지수가 마이너스 55를 기록, 지난해 말 마이너스 24에서 크게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30년래 최저 수준이며 BOJ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폭의 하락이다. 수치가 낮을수록 향후 경기에 대한 대기업 경영진의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BOJ는 오는 4월1일 단칸지수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 대기업은 올해 투자 규모를 12% 감축, 1983년 이후 최대 규모로 투자 축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 대표 기업인 토요타와 샤프는 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어 올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 1월 일본 실업률은 4.1%를 기록, 경기 하강이 본격화 된 지난해 10월 이후 0.3% 상승했다. 이는 8.1%에 달하는 미국에 비해 양호한 수치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하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고용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소 다로 총리가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확대를 주문하는 등 일본 정부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 전문가는 보다 공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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