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털? 모멘텀?
최근 증시의 봄을 알리는 전령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증권주(株)로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배팅하자니 악화된 실적 때문에 주춤거려지고 그렇다고 이를 무시하고 덮어두자니 차트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입니다.
삼성증권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현대증권 등 대형 증권사의 2월 영업이익은 전월보다 30~80% 줄었습니다(표1 참조). 하지만 이들 기업의 주가는 정반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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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전월보다 영업이익이 무려 85%나 급감했다는 2월 실적을 발표한 대우증권이 실적 발표 후 주가가 되레 11% 이상 올랐다는 게 대표적 사례입니다.
높아진 시장 변동성과 낮아진 밸류에이션으로 증권업의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권주 투자전략을 펀더멘털의 개선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향후 단계별 모멘텀 발생의 선제적 전망과 이에 따른 종목별, 업종별 단기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종목별로는 유동성 장세 기대감으로 최근 주식 거래대금이 늘었다는 점을 주목하며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대우증권, 현대증권, 키움증권 등에 점수를 더 주는 편입니다. 자본시장법의 수혜가 예상되는 그룹사 소속 증권사나 경쟁력있는 자산운용사 보유 증권사 등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늘 블랙박스에서는 유동성 랠리의 기대주인 키움증권과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을 들여다 보겠습니다.
◆유동성 랠리 대표 기대주 '키움증권'
증권주가 이달 들어 유난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공격적인 금리인하로 풍부해진 유동성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유동성 장세 기대감은 자연스레 국내 위탁매매 시장점유율 1위 증권사인 키움증권으로 연결됩니다.
전문가 평가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이달들어 3개 증권사가 매수를 추천했으며 시장수익률(MARKETPERFORM) 의견을 낸 것은 1곳이었습니다. 불과 두 달 전인 1월에만 2곳에서 중립 의견을 냈던 것을 고려한다면 유동성 모멘텀이 키움증권에 얼마나 큰 호재로 작용하는 지 짐작케 하는 대목입니다.
문제는 최근 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에 거의 근접했다는 데 있습니다. 키움증권 현 주가는 4만6800원(25일 종가). 지난 23일 목표주가를 수정한 신영증권과 삼성증권의 목표주가(4만7000)원 보다 고작 200원 낮은 수준입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의 목표주가(4만9000원)와는 2200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다음달 미국에서 발표될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도 부담스러운 부분입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경제여건이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가정 아래 은행들이 충분한 자본과 유동성으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으로, 만약 예상보다 결과가 나쁘다면 유동성 기대감은 한 순간에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간 키움증권 랠리에 보수적인 시각을 견지해왔던 외국인과 기관이 지난 24일 이후 쌍끌이 매수를 하고 있다는 점은 추가상승을 기대케 하는 재료입니다. 수급의 키를 쥔 외국인과 기관의 추격매수가 추가 상승 랠리로 이어질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자본시장법 수혜주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은 한때 온 국민의 희망이었습니다. 펀드 투자자나 직접 투자자 모두 미래에셋증권을 보며 본인들의 장밋빛 미래을 꿈꿨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증시가 폭락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은 희망보다는 절망을 주는 주식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그랬던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꿈틀거리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받고 있습니다. 이달에만 주가가 40% 가까이 뛰었습니다. 같은 기간 19.9% 뛴 코스피지수 보다 두 배 이상 오른 것이죠.
미래에셋증권이 투자자들의 관심권에 들어선 것은 자본시장법 시대에 경쟁력 있는 자산운용사를 보유한 증권사로 진정한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증권가에서도 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굿모닝신한증권에서 자본시장법의 진짜 수혜주로 뽑은 것을 비롯해 교보증권도 최근 은행과 증권업의 장점을 보유했다는 점을 주목하며 커버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을 커버하고 있는 17개 증권사 중 매수 투자의견을 낸 곳이 14개사나 된다는 점도 눈여겨 볼 점입니다. 목표주가 역시 현 주가 대비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하나대투증권이 13만5000원을, 굿모닝신한증권이 9만4000원을 불렀습니다. 외국인도 지난 5일간 순매수 하며 랠리에 힘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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