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추경쇼크에서 사흘만에 탈피..소폭 반등
25일 금융시장에서 짜릿한 막판 역전승이 전개됐다. 장중 지리한 횡보세를 보이던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이 장막판 20.5원 급락했고, 이에 영향받아 코스피 지수가 막판 스퍼트를 통해 종전 연고점을 훌쩍 뛰어 넘었다.
금융권에서는 당초 환율 상승을 노렸던 일부 역외세력이 장막판에 임박해 서둘러 손절매에 나섰고, 이같은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32포인트(0.60%) 상승한 1229.02포인트로 기존 고점인 1228.56(1월7일)을 넘어섰으며, 원.달러 환율 역시 1363원으로 지난 1월19일(1362.5원) 이후 10주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세 등을 감안할 때 조만간 환율과 주가가 서로 만나는 분기점이 임박해 보인다.
채권시장은 사상 최대 규모의 슈퍼추경 공포에서 서서히 벗어나며 이날 사흘만에 소폭 상승 마감했다. 3년물 국채선물은 전날보다 1틱 상승한 110.91로 마감했다.
◆코스피 연고점 경신..외국인 7거래일째 '바이 코리아'
전날 WBC에서 이루지 못했던 짜릿한 역전승이 이날 국내증시에서 나왔다. 코스피지수는 막판 스퍼트를 통해 연고점 경신에 성공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7.32포인트(0.6%) 상승한 1229.02포인트로 지난 고점인 1228.56(1월7일)을 넘어섰고, 지난해 10월17일 이후 5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국내증시는 장중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새벽에 거래를 마친 뉴욕증시가 1∼2% 조정받은데다 단기급등 부담감에 장 중 내내 등락을 거듭하는 지리한 횡보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외국인이 7거래일째 순매수세를 지속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장 후반 기관의 매물이 줄면서 지수 역시 상승탄력을 회복, 전약후강의 장세가 나타났다. 특히 동시호가를 거치면서 전고점을 뛰어넘었다.
개인과 외국인이 33억원, 199억원씩 순매수한 가운데 기관은 115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 1094억원, 비차익 547억원 등 전체적으로 1642억원 순매수세가 유입됐다. 프로그램을 감안할 때 투신의 순매도규모는 1000억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종이목재(-1.23%), 전기가스업(-1.21%), 의료정밀(-0.55%)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상승세가 나타났다. 특히 기계(2.69%)와 증권(1.86%), 유통업(1.47%)의 강세가 돋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전일대비 3000원(-0.54%) 내린 55만6000원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한국전력(-1.25%), 현대차(-2.05%), KT(-0.25%) 등은 약세를 보였고, 포스코(0.26%)와 현대중공업(1.95%), SK텔레콤(1.33%), LG전자(2.06%) 등은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한가 17종목 포함 487종목이 상승했고 하한가 2종목 포함 318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대비 6.90포인트(1.67%) 오른 419.29로 이제 420 회복을 한치 앞두고 있다.
◆원.달러 환율, 1363.0원(-20.5원)..역외세력 막판 '손절매'
원ㆍ달러 환율이 장막판 급락하면서 두달 반만에 최저 수준인 1360원대를 기록했다.
환율은 이날 1차 지지선으로 예상됐던 1380원을 장막판에 뚫고 내려가 지난 1월19일 1362.5원 이후 10주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20.5원 하락한 136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5원 내린 1383.0원에 개장한 후 수급공방을 벌이면서 오전장에 1389.9원까지 고점을 기록했지만 1390원선 위로는 올라서지 못했다.
장막판 원ㆍ달러 환율은 급격히 낙폭을 키우면서 1360원대로 급락, 1362.0원에 저점을 기록했다. 환율은 장마감을 앞두고 10여분 가까이 롱스탑과 네고 물량 등이 일제히 몰리면서 수요 우위로 돌아섰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원ㆍ달러 환율이 장 마감에 임박해 빠른 속도로 하락한 것과 관련해 투신권 매도와 함께 포스코의 7억달러 해외 채권 관련 물량이 일시에 유입된 것이로 추측하고 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예상 보다 수출업체 네고 물량도 많이 나왔고 1380원대에서 1388원까지 오르기를 노리던 대기 물량이 일시에 유입되면서 환율이 급락했다"면서 "향후 1360원선이 붕괴될 경우 1340원, 1320원을 1차, 2차 지지선으로 보고 하락 추세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환딜러는 "환율이 장막판에 급락한 것은 롱스탑이 나오면서 무너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시장이 롱으로 무거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환율 추이와 관련해 시장 심리 또한 아래쪽으로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고 내다봤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통상 월말에 결제수요나 언와인딩 물량이 들어오는데 이런 부분을 감안해도 하락추세를 보이는 것은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반전이 있음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후 3시 30분 현재 엔ㆍ달러 환율은 97.57엔으로 사흘만에 하락했으며, 원ㆍ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427.4원으로 상승했다.
◆3년물 국채선물, 110.91(+1틱)..사흘만에 상승 전환
국채선물이 사흘만에 소폭 상승 마감했다. 국고채 소화방안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현물채권 금리가 상승출발하면서 혼조세를 보였기 때문. 막판에는 증권의 손절성 환매수가 유입되면서 그나마 상승세를 탔던 국채선물이 동시호가에서 9틱이나 되밀렸다.
채권선물시장에서 3년물 국채선물은 전거래일 대비 1틱 상승한 110.91로 마감했다.
이날 국채선물은 보합인 110.90 개장해 장중 한때 110.66까지 밀렸다. 장막판에는 선물매도물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물채권 매물이 줄어들자 국채선물이 보합수준까지 회복하기도 했다. 장중 최고점은 111.01.
거래주체별로는 외국인이 1101계약을 순매수하며 이틀연속 순매도세를 마감했다. 이어 보험과 은행이 각각 821계약과 458계약을 순매수했다. 개인 또한 113계약 순매수세에 가세했다.
반면 증권선물이 2253계약을 순매도 했다. 연기금 또한 155계약 순매도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8만558계약을 기록했고, 미결제량은 14만1453계약을 나타내며 전일 13만9183계약 대비 2270계약 늘었다.
한 선물회사 관계자는 "국고채 소화방안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리가 상승출발하면서 혼조세를 기록함에 따라 국채선물이 장중 내내 약세를 기록했다"면서 "막판에는 증권의 손절성 환매수가 나오는 등 시장이 불안정한 상태를 지속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물회사 관계자도 "기대감과 실망감, 불안감이 작용한 장이었다"라며 "기사 하나에 출렁였고 해명기사에 다시 반등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5시 발표를 앞두고 예측이 전무한 가운데 외국계은행 등을 중심으로 기존 포지션을 덜고 가자는 분위기도 엿보였다"라고 전했다.
이경탑 기자 hang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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