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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그 후] 의욕만 앞선 인재 확보책..불안한 高3 교실

입학사정관제도 연착륙 가능할까

"서류평가를 통해 학생의 잠재력을 평가할 때 공정성 시비를 줄이려면 적절한 계량화가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어떻게 계량화할 것인지 기준을 잡기가 어렵다"(지난 19일 서울시립대에서 열린 워크샵에 참여한 한 입학사정관)

"갑자기 입학사정관 전형이 확대되면서 서둘러 입학사정관 채용공고를 냈다. 그래도 입학사정관 1명이 수백명의 학생들을 담당해야 할텐데 학생들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00대학 입학처 관계자 )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입학사정관제로 들어가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많이 물어오지만 기준을 제대로 알려줄 수가 없다. 입학사정관의 학교 방문조사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학교에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00 고등학교 진학 상담교사)

2009학년도 시작과 함께 입학사정관제가 대학입시의 화두가 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에만 240억원을 입학사정관 도입대학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학교당 최대 30억원까지 차등지원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그동안 눈치만 보던 대학들은 카이스트를 시작으로 주요 정원의 20~30%를 입학사정관제로 뽑겠다는 전형안을 잇따라 내놓았다.

그러나 대학들의 입시안에는 확대된 입학사정관 선발인원만 명시돼 있을 뿐 구체적 모집 계획이나 선발방법은 정해지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는 아직 생소한 입학사정관에 대해 신뢰가 없기 때문에 학부모와 학생들은 물론 대학 관계자들까지도 "일단 도입은 하지만 공정성 시비의 후폭풍이 두렵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는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선 발표 후 대책' 부실 제도 우려 = 입학사정관은 대부분 수시전형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오는 9월부터 학생모집에 들어간다. 남은기간은 6개월 남짓. 그러나 입학정원이 적은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 대부분 대학들은 현 시점에서 입학사정관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 확대가 계획된 것이 아닌 정부 방침을 쫓아 졸속으로 발표된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교과부는 대학 등을 연수 기관으로 지정해 3~4개월 과정의 입학사정관 연수 기간을 갖고 사정관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새롭게 채용된 입학사정관들은 채용 즉시 연수를 받고 현장에 투입돼 학생들의 평가하게 된다. 입학사정관에 대한 인식이 생소하기는 대학에도 마찬가지인데 이러한 신입 입학사정관들이 짧은 기간에 얼마만큼 사정관으로서의 역할을 습득하고 학생들을 평가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추게 될 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턱없이 부족한 입학사정관의 숫자도 문제다. 1031명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겠다는 대학이 위촉할 입학사정관의 숫자는 50명 뿐이다. 지난해 주요 대학의 입학사정관 전형 경쟁률은 20대 1을 넘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훨씬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정관 1명이 담당할 학생은 400명을 거뜬히 넘길 전망이다.

◆입학사정관 전형? 입학사정관 참여전형? = 이렇게만 따져본다면 대학들의 입시안은 무모할 정도로 현실성이 없어보인다. 그러나 대학들의 계산법은 다르다. 일단 겉으로는 많은 수의 학생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겠다고 경쟁적으로 발표했지만 실상 이들 중 상당수는 수시전형의 면접과 서류평가에 입학사정관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허수가 포함돼 있다.

교과부가 장려하고 있는 선진국형 입학사정관제도는 입학사정관이 학생의 특별활동, 봉사활동, 자기소개서, 에세이, 면접 등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선발하는 것. 물론 학생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학생이 속한 고등학교에 대한 현지 조사와 각종 데이터베이스 축적은 기본이다.

하지만 대부분 대학은 올해 입시에서 입학사정관을 학생 선발 과정의 한 단계로 넣으면서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포장해 홍보하고 있다. 1명의 입학사정관이 수백명의 학생을 평가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의 예산지원을 받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도 있지만 대학들은 단계별 확대 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학 입학처장들은 "올해까지는 초기단계로 일단 입학사정관 심사 단계를 전형에 포함하고 단계적으로 실질적인 입학사정관 전형 선발인원을 늘릴 계획"이라며 "현재 고3들은 달라진 전형이름에 동요하지 말고 지금까지와 같이 준비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대학 조차도 "공정성 시비 두렵다" = 입학사정관제에의 문제는 제도 도입 과정의 마찰보다는 신뢰도와 공정성 확보가 더 크다는 게 공통적인 지적이다.

입학사정관제 확대를 발표한 대학은 물론 아직 검토하고 있는 대학들도 "정부 방침에 따라 일단 확대를 결정하긴 했는데 향후 수년간은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두고 입시비리 등 공정성 시비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하소연 했다.

특히 대입이 온 국민의 관심사인 우리의 교육 풍토 현실을 감안할 때 사람이 계량화 된 수치가 아니라 사람을 보고 뽑는다는 이 제도는 조금만 객관성을 입시비리로 비화될 수 있다. .

이에 따라 공정성 시비를 피해가기 위해서는 대학이 선발하려는 인재상을 명확히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윤리의식과 전문성을 갖춘 입학사정관을 확보해야 한다는 그에 맞는 입학사정관을 채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현재 입학사정관 중 상당수가 일선 고교 현장의 경험이 없는 대학 강사와 조교 출신에 30대 중초반의 연령대가 많아 전문성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 역시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어 채용후에도 전문성을 갖추기 어렵고 정규직 채용이나 계약기간 연장 등에 입시청탁이 악용될 소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교협은 "미국 입학사정관협의회인 'NACAC'(National Association for College Admission Counselling) 형태의 조직을 만들어 신뢰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한 직무 연수와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오는 26~27일 제주에서 열린 첫 입학사정관 전형 관련 워크숍을 통해 입학사정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향후 운영방안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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