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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스 NEC위원장, "美경기회복 멀었다"

최근 미국 경제의 회생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지만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될 상황인 듯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 경제의 앞날에 대해 장담하는 발언을 내놓은지 하루만에 백악관에서 다른 견해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NEC) 위원장은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이날 ABC 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한 서머스 위원장은 미 경제가 바닥을 쳤다는 주장과 관련해 "누구도 그런 판단을 내릴 순 없다"고 잘라 말했다.

낙관론은 증권시장에서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지난주 미국 뉴욕증시는 큰 폭으로고뛰어 5주만에 주간 상승세를 나타냈다. 최근 미 상무부가 발표한 2월 소매판매도 예상보다 양호해 희미한 회복 가능성을 암시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낙관론의 전도사로 나섰다. 그는 14일 미국을 방문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만나 "중국 뿐 아니라 미국에 투자한 모든 투자자들이 절대적인 신뢰를 가져도 좋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서머스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미 경제가 터닝포인트를 찍는 데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상반된 견해를 내놓았다.

서머스 위원장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실업률이다. 그는 "다달이 실업자 60만명이 양산되고 있는데다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올 연말 두 자릿수를 돌파할 전망이다.

실업이 늘면 소비심리가 악화하고 이것은 다시 기업 매출 부진으로 직결된다. 실업률을 잡지 못하면 경기회복도 먼 나라 이야기라는 게 서머스 위원장의 주장이다.

서머스 위원장은 씨티그룹 등 부실 금융기관들이 올해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내며 부진에서 벗어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지난주 올해 1~2월 1년여만에 최고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는 깜짝 발표로 증시 급등을 주도한 바 있다. 하지만 씨티그룹의 매출 전망은 자산 상각 공제 전 수치이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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