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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섭의 꽃예술&조경]"IT 이후는 정서산업이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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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섭의 꽃예술&조경]"IT 이후는 정서산업이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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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길고 춥기만 했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하지만 아직은 밤낮의 기온차가 심하고, 극심한 불황 탓인지 우리들 마음은 아직 봄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봄이 주는 풍요로움을 맞을 준비가 돼있지 않은 것일까.


지금같은 극심한 불황기도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하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우리들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는 무거운 시름은 털어내고, 자연의 넓고 푸근한 세계로 눈길을 돌려보자. 우리네 세상이 아무리 고통스럽다지만, 우리들은 거대한 자연의 한낱 개체에 불과하다. 하늘 색깔도 달라졌지만, 발치를 내려다 보면 어느새 새싹들이 기나긴 동면을 보내고 파릇파릇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기고 있다.

나무의 새순은 이미 지난 가을, 낙엽이 질 무렵을 전후해 모양을 갖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아파트 베란다나 마당에 있는 화분을 자세히 들여다 보자. 나무들의 새순은 하루가 다르게 몽실몽실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송광섭의 꽃예술&조경]"IT 이후는 정서산업이 지배한다"

[송광섭의 꽃예술&조경]"IT 이후는 정서산업이 지배한다"

이제는 내 마음 속에 봄을 품어할 때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향연을 만끽해 볼 때다. 먼저 집안 한 구석에 쳐박혀 있던 화분들을 꺼내보자. 올 봄에는 마당에 무엇을 심을까 이런저런 궁리를 해보자. 꽃 예술과 가드닝(Gradening: 정원가꾸기)이 시간많고 돈 많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결코 아니다. 꽃을 가꾸는 마음에서 출발해 관심을 갖다보면 자연스럽게 꽃예술의 세계에 접할 수 있다.


정원이 없다고 해서 가드닝을 할 수 없는 게 아니다. 자그마한 사과 궤짝만 있으면 된다. 그 안에 채소도 심을 수 있고, 채송화, 봉숭아, 맨드라미 등 봄꽃들을 잔뜩 심을 수 있다. 그러다 조금씩 범위를 넓혀 화단가꾸기로 발전하게 되고, 베란다 조경-테라스 조경-옥상조경-정원 조경 등 조경의 다양한 세계로 발전하게 된다.


[송광섭의 꽃예술&조경]"IT 이후는 정서산업이 지배한다"

[송광섭의 꽃예술&조경]"IT 이후는 정서산업이 지배한다"



◆"꽃과 나무는 사람이다" 꽃예술과 조경의 미학


오늘날 원예 건강학, 향기 치료법, 자연 치료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는 식물을 손으로 만지면서 묘한 촉감을 느끼고, 눈으로 싱그러움을 관찰하고, 코로 향긋한 풀 내음을 맡고, 마음으로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원예치료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매우 효과적인 치유방법이 되고 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최소 20분 정도는 식물을 접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정원 가꾸기와 식물을 접하는 활동이 특히 스트레스 감소와 집중력 향상, 생산력 증대에 큰 효과가 있다고 강한다.

[송광섭의 꽃예술&조경]"IT 이후는 정서산업이 지배한다"

[송광섭의 꽃예술&조경]"IT 이후는 정서산업이 지배한다"


온갖 정성을 기울여 식물을 보살피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자연과하나가 된다는 사실을 경험해봤을 것이다. 식물과 가까이 하다 보면 자연의 정직함을 몸소 느낄 수 있다. 돈과 권력에 좌지우지되는 인생사와는 비교할 수 없다.
식물은 자라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등안 끊임없이 변화한다. 단순히 보고 즐기는 입장에서 그들과 같이 호흡하다 보면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 역동적인 모습으로 발전하게 된다. 꽃과 나무를 진정 사랑하는 사람들은 오랜 시간 집을 비우기를 싫어한다. 자신들이 키우고 있는 화초들이 말라죽지는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분갈이를 하거나 키우던 식물을 다른 곳으로 옮길 때 줄기가 잘려지거나 뿌리가 다치거나 하면 속이 무척 상한다. 애정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건강하고 풍성하게 풍성하게 자란 화초를 바라봤을 때의 기분은 어떨까. 농부가 가을철 황금 빛으로 넘실대는 논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만족감과 같다. 원예가 주는 긍정적인 요소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원예는 심리적인 안정감과 함께 사고의 유연성을 높여준다. 사회적, 교육적, 심리적, 신체적 적응력도 키워준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바로 눈앞의 욕심을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것보다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 진리라는 것도 깨우쳐 준다.


[송광섭의 꽃예술&조경]"IT 이후는 정서산업이 지배한다"

[송광섭의 꽃예술&조경]"IT 이후는 정서산업이 지배한다" 꽃예술의 한 장르인 '크란츠'. 안과 밖의 두원이 결코 만나지 않아 '영혼불멸'을 상징한다. 크리스마스 실내 장식과 벽걸이 장식에 많이 활용된다. 최근에는 열매와 나뭇잎 등 자연 소재를 이용한 작품들이 많이 선보이고 있다.


우리가 지치고 힘들 때는 편하고 소박한 사람들과 같이 있고 싶어한다. 또 시간이 있을 때 문득 자신도 모르게 자연을 찾게 된다. 누구나 자연을 좋아하고 그리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마흔 살 즈음이 되면 누구나 한번쯤은 노후에 농장이나 목장을 갖고 싶다고 말을 한다. 그러나 시간이 없다는이유로,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대곤 한다.


재작년인가 아이들 장난감과 재활용품등을 쌓아두던 창문 밑 작은 공간에 자그마한 '미니 정원'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번 심어보고 죽으면 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하고 시장에 가서 포도나무와 장미를 심었다. 그때 심은 포도나무에서 포도가 주렁주렁 열렸고, 포도주도 담가 먹을 수 있었다.


[송광섭의 꽃예술&조경]"IT 이후는 정서산업이 지배한다" 나무 뿌리와 굴곡이 있는 가지를 소재로 해서 만든 '오브제'. 백화점 로비 장식 등 실내 장식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조경의 시대가 오고 있다..."내 마음의 화단을 가꾸자"


사회가 발전하면서 그만큼 자연에 대한 그리움은 커진다. 달리 말하면 우리는 지금 자연과 너무 동떨어져 있는 셈이다. 겉으로 보기엔 삶이 풍요로워진 것처럼 보이지만 자연과의 괴리감은 더 커졌다. 번지르르한 겉모습과는 달리 내면은 초라하기 그지 없다. 사람들은 삶이 힘들고 치열해질 수록 잠시나마 삶의 중압감을 떨쳐내고 편안하고 아늑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송광섭의 꽃예술&조경]"IT 이후는 정서산업이 지배한다" 서울 남산 유스호스텔 옥상에 꾸며진 정원. 당초 식재돼 있던 회양목 등을 뽑아내고 세듐 등 다양한 색상의 화초들로 재구성했다.

[송광섭의 꽃예술&조경]"IT 이후는 정서산업이 지배한다" 야외 정원의 운치를 한껏 살려주는 퍼걸러. 숲속 쉼터로 제격이다.


국민소득이 올라갈수록 우리 개인들의 삶은 당연히 처절해질 수 밖에 없다. 적당히 살다간 경쟁 대열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살아 남기 위한 몸부림은 더욱 지난해지고 있고, 더 많은 것을 보다 빨리 얻고자 하는 욕구는 더 커지게 된다.


의식주 등 기초 생활은 형편이 좋아졌다. 못 먹고 못 입는 때는 분명 아니다. 다른 것은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질을 따지는 시대가 됐다. 보다 좋은 차와 좋은 아파트를 갖고 싶어 하고 보다 좋은 분위기와 환경 속에서 삶을 즐기고자 한다. 문제는 계층간 소득격차가 커지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이나 소외감을 느끼는 층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다는 사람들도 별반 차이가 없다. 물질적인 측면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는 자족감은 느끼게 될지 몰라도 마음이 공허하기는 마찬가지다. 높은 곳을 향해 가다 보니 갈 길이 아직도 멀고 마음은 더 급해진다.


100억대 부자가 이제 여유를 좀 갖기 위해 동호회 활동에 참석을 해보지만 나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나보다 나은 게 별로 없는 것 같은데 하는 마음에 좀 더 재물을 모아야겠다고 생각을 한다. 더 많은 지위와 돈을 목표로 삼게 되고, 이목표가 이뤄져 그 이상을 돈을 벌고 재물을 모았다고 치자. 지금은 500억대 현금을 보유한 사람도 적지 않다. 욕망은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지만 이미 많은 것을 잃은 상태다.


돈이 많더라도 사회적 명망을 쌓는 데 소홀했다면 외로운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자신이 겪었던 인생 역정을 마음껏 터놓고 싶지만 어느 누구 하나 귀를 기울여 주지 않는다. 어느 목사의 말이 기억 난다. "저는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이야기를 한다는 것과 내 말을 경청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지 모릅니다"


[송광섭의 꽃예술&조경]"IT 이후는 정서산업이 지배한다" 아파트 실내에 설치된 '베란다 조경'. 최근들어 실내 빈 공간을 활용한 정원 설치가 유행이다.

[송광섭의 꽃예술&조경]"IT 이후는 정서산업이 지배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멋들어진 정원이 딸린 별장을 소유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비싸게 구입한 별장을 찾아가기란 쉽지 않다. 일은 더 많아졌기에 즐길만한 시간도 없고 정신적인 여유도 없다. 그런 별장보다 내 집안에, 집 정원에 별장보다 내 집안에 나만의 자그마한 정원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 신과 종교의 차원을 넘어, 자연의 일부인 인간으로서 다시 한번 자연으로 눈과 마음을 돌려보자. 현대인들은 누구나 어린 시절, 시골 넓은 마당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송광섭 기자 songbir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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