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따라 공개.. 일부 전량 담보설정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상장사들의 공시에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 내역들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 주요주주들의 경우 보유 주식 전량을 담보로 상당 금액의 대출을 받은 사례도 발견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장사들은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라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 공시에 보유주식 등에 관한 계약 여부를 의무적으로 기재하게 됐다.
즉 주요주주가 자신이 보유한 주식에 대한 계약 사항을 공개해야돼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담보대출이나 설정 사항, 공동보유 사항 등이 드러나게 된 것.
최근 경영권 분쟁 중인 한국화장품의 경우 주요주주인 HS홀딩스의 보유 지분이 전량 담보설정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HS홀딩스는 한국화장품 보통주 312만5780주를 보유해 15.17%의 지분율을 기록 중이다.
HS홀딩스는 이 주식 전량을 경남은행에 담보로 설정, 70억원을 대출 받았다. 전일 종가 2895원을 감안하면 약 100억원의 평가액 중 70% 정도가 담보로 잡혀 있는 셈이다.
이 회사는 코스닥 상장사인 한서제약의 최대주주이나 이 지분 역시 교원나라저축은행 등에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했다.
또 토탈소프트뱅크의 경우 최장수외 특별관계자는 259만9560주(30.37%)를 보유, 최대주주이나 보유 주식 중 189만6728주는 대신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담보 계약이 체결돼 있었으며 유니켐 역시 김명철외 특별관계자가 주식을 담보로 수십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증권사 대표도 보유 주식 상당량을 담보로 잡힌 사례도 확인됐다. KTB투자증권의 권성문 대표와 특별관계자 8인은 697만3024주(11.44%)를 보유하고 있으나 이 주식을 담보로 농협, 우리은행 등에서 115억원을 빌렸다. 타인채무담보를 제공한 경우까지 더하면 약 550만주 정도가 담보로 잡혀 있는 셈이다.
그린손해보험의 최대주주인 인핸스먼트컨설팅코리아의 경우 매우 복잡한 담보 내역들이 공시됐다. 이 회사는 특별관계자와 함께 그린손해보험 주식 1044만9154주(48.90%)를 보유 중이나 이중 수백만주가 담보로 잡혀 있다.
솔로몬저축은행, 아이즈비전 등에는 콜옵션 계약이 체결돼 있었고 스타리스 우리은행 효성캐피탈 영남저축은행 경기저축은행 등으로부터는 주식을 담보로 수십억원의 담보 대출이 설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사 주요주주 상당수가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면서 "특히 코스닥업체의 경우 보유주식 전량을 담보로 설정한 사례도 있어 투자자들은 미리 이 내역을 확인한 후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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