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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없는 개인이 최대주주?

투자자 김모씨는 3일 오후 이화전기의 최대주주 변경 공시를 보고 재빨리 매수 주문을 냈다. 보통 최대주주 변경 공시가 나오면 새 주인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날 이화전기 주가도 이 공시가 나오며 반짝 급등했다. 마이너스권에서 맴돌던 주가는 순식간에 6%대 상승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급등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최대주주가 변경됐지만 경영권과 상관없는 개인주주로 최대주주가 변경됐기 때문이다.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최대주주가 사라져버린 회사들이 늘고 있다. 지배주주 없이 5%도 안되는 지분율을 가진 투자자들이 엉겁결에 최대주주가 되지만 대부분 경영권과는 무관하다. 이러다 보니 최대주주도 수시로 바뀐다.

3일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노블루는 최근 6개월 사이 세 차례나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지난해 9월 BNP파리바가 불과 2.68%의 지분율로 최대주주가 된 후 김용선, 최창은씨가 3%대 지분율로 잇달아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지분율이 5%에도 못미치다 보니 최대주주 변경 사실도 바로 알 수 없었다. 3일 최대주주 변경은 유상증자 실시에 따른 권리주주 확정을 위해 주주명부를 확인한 결과 확인된 내용이다. 지난 연말 최대주주 변경 공시도 연말 주주명부 확인을 통해서다.
이화전기도 실제 최대주주가 변경된 지 최소 2개월 이상 지나서야 최대주주 변경 사실을 발표할 수 있었다. 이화전기는 3일 최대주주가 진흥기업에서 윤장희씨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이전 최대주주였던 진흥기업이 2.68%의 보유지분을 장내에서 매각, 1.98%의 지분을 가진 윤씨가 최대주주가 됐다는 내용이었다. 최대주주 지분이 5%에 미치지 못하다 보니 일어난 해프닝이다. 앞으로도 이런 해프닝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다. 윤씨가 지분을 처분하거나 다른 투자자가 2% 가량 주식을 사 최대주주가 변경되더라도 주주명부를 확인하기 전까진 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배주주가 없는 회사에 대한 투자에는 특히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배주주가 없는 회사들 대부분이 만성적자 기업인데 이를 타개해야 할 경영주체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이노블루는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이화전기는 4년 연속 적자를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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