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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환율에 주가·채권까지 '폭삭'(종합)

환율 3개월만에 1500원 꿰뚫자 주식 ·채권 '무기력장세'

'오를 때는 남들보다 더 많이, 내릴 때도 화끈하게..' 금융시장이 또 한번 부끄럽게도 '냄비근성'을 드러냈다.

미국 시장이 지난해 전저점을 밑돌면서 6년전 수준으로 회귀하고, 유럽발 위기 가능성에 국내 금융시장이 일순 초토화됐다.

개장초 일시적으로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이 9일째 속등하며 작년 11월 이후 3개월만에 1500원선을 급하게 꿰뚫고 올라서자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셀코리아' 기세가 탄력을 더했다.

그야말로 금융시장이 초토화되면서 주가 원화값 채권가격이 일제히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장을 기록했다.

환율은 하루사이 25원 오른 1506원으로 마감했고, 그 여파에 코스피 지수는 41.15포인트(3.72%) 급락하며 1065.95포인트대로 무너져내렸다.

다우지수의 낙폭이 1.19%(89.68포인트)에 그쳤고, 니케이지수 역시 1.87% 하락에 그친데 반해 코스피 지수의 낙폭은 상대적으로 컸다.

특히 상해종합지수는 전날에 비해 오히려 1.54%(34.35포인트) 오른 2261.48포인트를 기록했다.

우리 증시가 글로벌 주요 지수에 비해 올 들어 상대적으로 선전했던 만큼 이날 낙폭은 이같은 초과 상승분을 일순간 토해내는 듯한 모습이었다.

◆환율, 9일째 속등..1506.0원 마감

외환시장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은 결국 1500원대를 돌파하고 말았다. 지난해 11월25일 1502.30원으로 마감된 이래 처음이다.

미국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와 주식시장 하락, 부족한 수급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환율은 전일보다 25.00원이 상승한 150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 미국 뉴욕시장이 고용지표 등 각종 경기지표가 7년래 최저치를 기록함에 따라 NDF시장이 오르며 2.00원 상승한 1483.00원으로 개장했다.

환율 상승에 놀란 주식시장이 외국인들의 매도 규모를 늘리자 환율은 장중 한때 1515.00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환율상승에 쏠림이나 투기현상이 없는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필요하다면 개입할 뜻도 분명히 했다. 실제로 이날 장 막판에는 정부개입성 추정물량이 등장하기도 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미국의 경기지표 악화와, 외인들의 주식매도물량, 그리고 매수주체 실종 등으로 인해 환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제는 이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기존 장중 고점인 1524.90원(지난해 11월21일 기록)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대우증권은 대내외 금융기관의 신용리스크, CRS 금리의 마이너스 진입 등으로 늘어나는 유동성 부족, 3월 위기설과 조선업체 수주 취소와 KIKO 부담, 정부의 약화된 외환방어의지를 향후 환율의 추가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연내 경상수지 회복 ▲글로벌 및 국내 신용리스크 완화 -> 증시상승 ▲ 자본이탈 속도 완화 ▲3월위기설의 실체가 없는 위기 가능성 ▲은행 외채상환 부담액 연내로 해도 245억달러 수준 ▲달러화 강세 요인 약화 등은 향후 달러 약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 '셀코리아' 코스피 1065.95(-40.15p)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저점을 깨고 내려서는 등 환율 불안에 하루만에 40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폭락장을 연출했다.

최근 불거진 유럽발 금융위기 우려와 함께 이날 새벽 거래를 마친 뉴욕지수가 6년전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엎딘데덮친격으로 원·달러 환율이 작년 11월 이후 3개월만에 1500원선을 넘어서자 외국인 매물이 터져나오며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41.15포인트(3.72%) 떨어진 1065.95포인트로 마감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361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205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개인은 3443억원을 순매수했다. 연기금도 1330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 추가 하락을 막아섰지만 이럴다할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1748계약 매도 우위를 보였다. 기관도 193계약 순매도를 기록한 반면 개인은 1821계약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매물 역시 지수를 아랫방향으로 끌어내렸다. 차익 923억원, 비차익 1048억원 등 전체적으로 1972억원의 매물이 흘러져나왔다.

외국인은 전기전자, 금융, 철강, 운수장비 등을 순매도했으며, 기관은 투신과 보험 주도로 운수장비, 금융, 건설 관련주를 처분했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운수장비업종이 6%대, 건설 증권 기계 은행업종이 각각 5%대, 운수창고업종이 4%대 낙폭을 기록했다. 다만 의약품, 의료정밀업종은 약보합을 기록했다.

시총상위 종목 역시 대부분 급락한 가운데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이 9~10%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피200편입을 앞둔 NHN은 오히려 1%대 오름세를 탔다.

코스닥시장 역시 외국인의 매물 부담에 전날보다 4.56%(17.53포인트) 내린 367.14로 마감했다. 시총상위 종목이 하락한 가운데 주성엔지니어링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고, 동국산업 11%대, 소디프신소재, 휴맥스가 9%대 하락세를 보였다. CJ홈쇼핑에스에프에이는 급락장에서 오히려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장기채도 상승반전..환율 급등에 '무기력 장세'

국채선물시장도 미끄러져 내렸다. 1500원대로 치솟은 원ㆍ달러 환율 영향에 이럴다할 반등 한번 연출하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채권선물시장에서 3년물 국채선물은 28틱 하락한 111.22로 마감했다. 111.22는 국채선물의 60일 이동평균선으로 이제 60일 이평선 마저 위협받게 됐다.

이날 국채선물은 1틱 하락한 111.49로 개장했다. 하지만 저평인식에 따른 매수세 유입으로 장중 한때 111.70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장기국고채에 대한 수급변화 모멘텀이 부족해 여전히 불안한 장세흐름이던 국채선물시장이 원ㆍ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어 1515.00원까지 기록하는 폭등세를 연출하자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이후 뚜렷한 반등 한 번 없이 하락세를 이어갔다. 결국 종가가 이날의 최저가를 기록했다.

매매주체별로는 은행과 개인이 각각 1561계약과 539계약 순매도하며 장하락을 이끌었다. 선물회사와 외국인이 각각 299계약과 297계약 순매도 했다. 반면 증권이 1290계약 순매수했고, 주택금융공사와 투신이 나란히 694계약과 501계약 순매수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환율급등 영향으로 내내 약세를 보였던 국채선물 시장은 기다리던 당국의 개입도 뒤늦게 나오터라 이렇다 할 반등한번 못 보여준 채 60일선에서 마감했다"고 말했다.

국고 3년 금리는 16bp 상승한 3.91%, 5년물은 5bp 상승한 4.75%에 호가를 형성했다.

FRN 발행으로 5년물이 강세를 보였지만, 발행에 차질이 생기거나 하면 본드스왑 축소 물량이 언와인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경탑 기자 hangang@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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