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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청계천 복원 후 김 추기경 격려받아

청와대는 17일 이명박 대통령과 고 김수환 추기경의 40년에 걸친 인연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과 김 추기경의 인연은 지난 1970년대 현대건설 부사장 재직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통령은 이후 서울시장 재직시절은 물론 대선후보,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김 추기경과의 소중한 인연을 이어갔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이 김 추기경과의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현대건설 부사장 시절 근로자를 위한 병원을 건립하기로 결정하고 천주교 측에 병원 운영을 부탁한 것이 시초다.

논산에 자원입대했다가 기관지 관련 병으로 사회에 나온 이 대통령은 동사무소의 소개로 병원을 찾아갔다. 하지만 열악한 시설에 환자를 제대로 돌봐주지 않아 지인들의 소개로 천주교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병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수녀님들의 정성어린 간호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이러한 청년시절의 어려움을 기억하고 병원 운영을 천주교 측에 맡긴 것.

김 추기경이 이에 "대기업 현대에서 병원을 만들면 모두 자신들이 맏겠다고 나설 텐데 어떻게 전혀 부탁도 안 한 우리에게 오게 됐냐"고 물었고 이 대통령은 "그냥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맡아주시면 우리 근로자들이 빨리 나을 것 같다"고 말했던 것.

결국 김 추기경은 이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그 병원은 오늘날 울산 해성병원의 모태가 됐다.

이 대통령은 그 당시 인연을 시작으로 서울시장 재직 시절에도 김 추기경에게 문안인사를 자주 드리고 청계천 등 어려운 현안에 대한 자문도 얻었다.

특히 청계천 복원 후 일대 상인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했던 과정을 설명하자 김 추기경은 "중요한 현안일수록 대화로 푸는 것이 좋다. 나도 청계천을 지나가면서 보기는 했는데 한번 직접 내려가서 걸어보고 싶다"고 격려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대선이 막바지에 다다랐던 2007년 12월에도 김 추기경의 몸이 편찮다는 소식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병원으로 달려가 위문했다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두 사람의 인연과 관련, "대통령께 추기경님은 어려울 때마다 기도로 큰 힘과 위로가 되어주신 분"이라며 진심어린 애도를 표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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