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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Love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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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비밀편지 299통이 공개 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정조의 편지는 구어체에 가까웠고 속담과 비속어도 자주 사용됐다고 합니다. 정조는 편지 교환을 통해 일급비밀에 속하는 통치권자의 건강문제도 밝혔고 여론과 정보도 수집했습니다. 학자들은 편지 내용을 분석한 결과 그동안 성군(聖君)으로 묘사됐던 것과는 달리 은밀하게 신하들을 조종하는 데 능했고 다혈질에 다변이었다고 추정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적으로 오고가는 편지는 마음속 깊은 곳까지 담을 수 있습니다. 또한 편지는 분위기에 내용이 많이 좌우됩니다. 야심한 밤에 쓴 연애편지는 날이 샌 후 꼭 다시 읽어보라고 하는데 이는 한밤의 편지는 유치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편지는 감정을 전달하는 통로입니다. 특히 지금처럼 불황의 한복판에 있을 땐 편지가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911명을 대상으로 ‘경기불황 속 가족의 힘’에 대해 조사한 결과 가족끼리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편지를 쓰는 게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지는 점차 멀어지고 있습니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전국에 있는 우체통 10개 가운데 3개 이상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해마다 2450개씩 감소한 셈입니다. 영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영국에서 사랑의 편지를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이 62%나 됐습니다. 반면 ‘사랑 한다는 말을 휴대폰 문자나 이모티콘으로 한다’고 답변한 사람은 69%에 달했습니다.


영국이 어떤 나라입니까. 셰익스피어에서부터 윈스턴 처칠 전 총리에 이르기까지 연애편지의 장구한 역사를 가진 나라 아닙니까. 또 다윈은 군함 비글호(號)에서 진화론 연구에 몰두하면서도 연인 패니 오웬에게 아름다운 연애편지를 보내지 않았습니까.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영국 언론은 ‘테크놀로지가 로맨스를 죽였다’고 제목을 달았습니다.

힘드십니까. 이럴 때 편지를 쓰면 어떻겠습니까. 편지로 서로 따듯한 마음을 주고받으면 힘이 나지 않겠습니까. 종이편지라면 금상첨화겠지요. 번거롭기는 하지만 종이편지가 감동이 더 클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종이편지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온(溫)-라인 메일도 정성과 마음이 담기면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아참, 경제레터가 바로 온-라인 편지죠. 아침마다 경제레터를 통해 힘을 얻듯이 편지로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을 주십시오.


다음은 김하인 작가가 쓴 <눈꽃 편지>의 일부분입니다. <눈꽃 편지>를 읽으면서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던 당신만의 추억을 떠올리십시오. 아니며 20~30년간 서랍 속에 파묻혀 있던 먼지 쌓인 연애편지를 읽어보십시오. 추억을 떠올리며 느끼는 ‘찬란한 슬픔’이 삶의 활력을 줄 것입니다.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이 겨울, 나뭇가지뿐인 나무와 유리창 성에꽃으로 펜과 종이 삼아 씁니다. 어느 곳에 당신이 사는가를 모르는 전 창백한 내 마음에다 상처의 무늬를 쓰고 읽습니다. 요즘 환한 불면입니다. 다시… 당신을 만나 당신과 꺼진 전등 속에 들어가 잠 잘 수 있다면. 당신을 더욱더 편안하고 따스하게 맞을 텐데. 전 당신 가슴속으로 눕고 당신은 제 마음속에 누워 햇빛 날리는 창문을 이 삶으로부터 선물 받을 수 있을 텐데… 지금 내다본 나 이외의 세계는 다 어둡지만 전 당신만으로 밝습니다. 슬픔이 이토록 무한 동력으로 발열하는지 그저 불면마저 신기해할 뿐입니다.”






이코노믹리뷰 강혁 편집국장 kh@ermedia.ne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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