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의 손자 도요타 아키오(豊田章男)를 선봉장으로 내세운 도요타자동차가 목표달성 위주의 획일적 경영방식을 버리고 '고객제일주의' '철저한 현장위주'의 방침으로 선회하고 있다.
22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그동안 추구해 온 확대 위주의 경영 전략이 현재의 위기를 부른 원흉이라고 판단, '도요타방식'의 행동지침 격인 '글로벌 마스터 플랜'을 전격 파기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통해 사장에 내정된 아키오 부사장의 경영 방침이 적극 반영된 것으로, 과거 성장 위주의 경영방식이 탄력적 생산·판매 조정에 걸림돌이 됐다는 반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도요타는 아키오 부사장을 중심으로 오는 6월까지 지역별 판매 동향과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새로운 경영 지침인 이른바 '마켓비전'을 도입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날의 도요타를 있게 한 '글로벌 마스터 플랜'은 5년 후의 상품별 판매·생산 대수를 제시한 것으로 지난 2002년에 처음 등장했다.
해외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직원들이나 부품 업체에 대략적인 계획을 제시해 주면 생산량을 맞추는데 편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제시된 목표치를 반드시 달성해야겠다고 의식하는 직원들이 늘면서 여기에만 치중한 나머지 판매 및 생산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는 아무도 관심이 없어졌다"고 한 도요타 관계자는 말한다.
이외에 공장 건설이나 인재배치 방침도 '글로벌 마스터 플랜'에 제시된대로만 결정돼 확대에만 지나치게 치우쳤다는 지적이다.
결국, 미국발 금융 위기를 계기로 판매 부진이 심각해지자 이 같은 '목표달성주의'는 생산 조정을 늦추는 원인이 돼 2008년 회계연도에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로 전락하게 됐다고 도요타는 분석하고 있다.
'마켓 비전'에는 오는 2015년을 목표로 북미·유럽·중국·일본 등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차종을 충분히 고려해 투입하는 전략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면 자동차 급증으로 심각한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신흥국에서는 제조 비용이 늘어 이익이 줄어도 친환경 택시를 도입하고 고령화가 진행되는 선진국에서는 복지 차량을 투입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겠다는 것이다.
신문은 '마켓비전'에는 철저한 고객제일주의와 현장위주를 지향하는 도요타의 새로운 각오가 들어있다고 전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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