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억만 장자 투자가 워런 버핏은 미국의 현 경제 상황이 '진주만 공습'에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주만 공습은 지난 1941년 12월 세계 2차대전 중 일본이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을 공습, 태평양 전쟁의 발단이 된 사건이다.
버핏은 18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의 데이트라인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현 경제상황은 세계대전이나 대공황과 같이 최악의 위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버핏은 "사람들은 현재 공포의 싸이클을 겪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 때 사람들은 지출하거나 투자하지 않으려 하며 결국 더 큰 공포에 빠져들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그 싸이클에서 벗어나게 되며, 그러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버핏의 이날 인터뷰는 오는 20일 취임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위기 대처 능력에 집중됐다.
버핏은 "어느 누구도 그만큼 책임있게 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신뢰를 보낸 뒤 "보좌관들의 보고에 귀를 기울이지만 스스로 더 좋은 정책을 내놓게 될 것"이라 말했다.
그는 오바마가 미국민들에게 현 경제상황의 심각성을 잘 전달하고 해결 방안들을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버핏은 이번 위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하는 질문에는 자신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버핏은 하지만 "지금까지 미국과 반대되는 입장에 내기를 건 사람들은 이기지 못했다"며 "우리는 이 상황을 극복해 낼 것이나 그 과정이 항상 편안한 것은 아닐 것"이라 말했다.
버핏이 회장 겸 최대주주로 있는 버크셔헤더웨이는 웰스파고은행과 코카콜라를 비롯한 보험, 가구, 카페트, 보석, 식당, 에너지 산업 등 60개 업체에 다양하게 투자하고 있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