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3대 경제대국으로 도약한 한국의 문제는 바로 한국인 자신이라고 블룸버그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 주니어가 주장했다.
페섹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5%를 기록하고 수출성장률 역시 10%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는 10%대의 경제성장이 예상되는 중국과 인도의 8% 성장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한국경제의 진정한 문제는 칼 아이칸 같은 기업사냥꾼이 아니라 삼성, 현대와 같은 재벌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일가가 한국의 3대 갑부 중 하나라며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과 함께 비자금 조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1조원의 사회 환원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페섹은 '재벌이 돌아왔다'고 표현하고 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겪은 후, 한국경제는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혁신을 추구했지만 재벌은 4천800만 한국인들에게 이익을 안겨줄 수 있는 변화에 저항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즈알렌해밀턴 서울사무소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했던 타리크 후세인은 자신이 쓴 책 '다이아몬드 딜레마-21세기의 한국'에서 "한국경제는 여전히 재벌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재벌에서 벗어나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페섹은 아이칸이 KT&G의 경영권 장악을 시도하면서 결과적으로 한국의 경영진들이 주주가치를 재고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주장했다.
아이칸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재벌을 포함한 한국 기업들에 대한 '침략자'들은 계속해서 출현할 것이라며 정치, 경제 지도자들은 한국인 자신들이 바로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페섹을 권고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k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