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영기자
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4일 "저는 '비명'(비이재명)이 아니고 이재명의 사람이고 이재명 정부의 사람"이라고 말했다. '비명 발탁' 프레임을 정면으로 부인하면서 새 정부에서 맡은 역할을 통해 성과를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타워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박 부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언론 보도에서 반복된 '비명 발탁' 표현을 두고 "대통령이 비명이니까 발탁했겠느냐. 비명이라서가 아니라 실력과 역할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회 정무위원회 활동 경험과 자본시장·기업 관련 입법 활동을 거론하며 "반칙은 안 되지만 활성화는 도울 수 있다. 그 기대를 보고 (대통령이) 역할을 맡긴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는 당내 계파 구도 자체를 정리하는 발언도 내놨다. 박 부위원장은 "이재명 대표 시절엔 경쟁도 했지만 지난 대선에서도 적극 도왔다"며 "비명·친명 구분은 '비상계엄의 밤, 내란의 밤'에 사실상 다 없어져 버렸다. 그날 국회로 달려가 손잡고 내란을 극복하자, 조기 대선에서 승리하자고 힘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이재명 정부의 소속 아니겠느냐"며 "비명 얘기는 정치권에서 하라는 얘기지 별로 의미가 없다"고 했다.
박 부위원장은 규제합리화위원회의 역할을 '속도전'으로 규정했다. 그는 "규제는 신호등처럼 단순하고 명쾌해야 한다"며 "행정은 길을 정비하지만 위원회는 행정보다 반보 앞서 길을 뚫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 안전과 사회 정의의 틀을 깨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규제를 손보겠다고 전제하며, 무조건적인 완화가 아니라 '합리화'에 방점을 찍었다.
규제합리화위원회는 행정규제기본법에 근거한 대통령 소속 위원회로, 위원장은 대통령이 맡는다. 위원회는 정부 당연직 17명과 민간위원 33명 등 35~50명 규모로 구성된다. 박 부위원장은 "위원 위촉이 마무리되고 대통령 재가가 나면 3월 말~4월 초 대통령 주재 첫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부위원장은 '뉴이재명' 현상에 대해선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시기에도 새 지지층이 형성됐던 흐름을 거론하며 "일 잘하는 대통령을 보고 고령층·보수층에서도 넘어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대통령이 하려는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특위를 만들어 지원하면, 지지층이 쉽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일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국무총리급)에 박 부위원장과 함께 남궁범 전 에스원 대표이사, 이병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명예교수를 위촉했다. 청와대는 여야·민간을 아우르는 통합과 실용 인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