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우호적이었던 독일의 극우 성향 독일대안당(AfD)이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태도를 바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티노 크루팔라 AfD 공동대표는 3일(현지시간) 동일 ntv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전쟁 대통령이 될 거냐"고 물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 대통령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결국 전쟁 대통령으로 끝날 것"이라며 "만약 본인이 그러길 원한다면 유권자들에게도 설명해야 한다. 특히 이번 공격과 전쟁 수행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더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첫날인 지난달 28일 이란 초등학교 폭격으로 최소 165명이 숨진 사실을 언급하며 "외과 수술식 전쟁 수행 방식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AfD를 비롯한 유럽의 우파 정당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민 정책 등에 뜻을 같이하며 정치적으로 지원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fD는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친분을 강조하며 지지율을 끌어 올려왔으며, 공화당을 비롯한 미국 보수 진영 인사들과 친분을 쌓는 데 공을 들여왔다.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이란 국민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지지하는 시위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당초 AfD는 공습 첫날 성명에서 "민간인과 민간 인프라를 보호하고 국제법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에 자제를 촉구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경제적 충격은 물론 피란민이 대거 밀려들 가능성마저 제기되면서 미국에 비판적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크루팔라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중동산 에너지 공급 차질로 인한 가격 급등과 난민 문제를 언급하면서 "독일 경제와 국민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스라엘의 최우방을 자처하는 독일 연방정부는 "물라(이슬람 성직자) 정권은 수십 년 동안 이란 국민을 억압한 테러 정권"이라며 이란의 정권 교체에 사실상 찬성 입장을 보였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지난 1일 "이란의 핵·탄도무기 개발을 종식해야 한다는 점에서 미국과 입장을 공유한다"면서도 "다만 이 과정이 상당한 위험을 수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공습에 대한 독일 내 여론은 반대 목소리가 더 크다. 지난 2일 여론조사기관 포르자 설문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옳다는 응답이 29%, 잘못됐다는 시민이 57%였다. 독일의 군사적 개입에 찬성한다는 답변은 13%에 그쳤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중동에서의 군사 개입과 관련해 "독일은 공격에는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며 "군사적 방어 조치란 독일군 병력이 공격받을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한다는 의미"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