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아기자
프랑스가 핵추진 항공모함을 지중해에 배치한 데 이어 폴란드가 독자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인한 중동발 전운이 확산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은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미국의 유럽 방위 공약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가운데 유럽 내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폴란드가 자체 핵무기 보유를 시사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스크 총리는 이날 주례 국무회의에 앞서 "폴란드는 핵 안보 문제를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우리의 자율적인 역량이 성장함에 따라, 향후 이 문제에 있어 폴란드가 가능한 한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폴란드가 현재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핵 분야에서 수동적인 태도에 머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일 투스크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투기를 동맹국에 한시적으로 배치하겠다고 제안한 이후 프랑스 측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 스웨덴과 덴마크 등 이번 프로젝트에 관심을 표명한 다른 유럽 동맹국들과도 접촉해 왔다고 설명했다.
투스크 총리는 "오는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원자력 에너지 정상회의에서 다음 단계의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 같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스크 총리의 발언에 대해 지난달 "폴란드의 핵 프로젝트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힌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의 이례적인 의견 일치라고 평가했다. 다만 두 사람은 협력할 동맹국 선택에 있어서는 견해차를 보인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선호하는 반면, 투스크 총리는 점차 유럽 국가 간의 긴밀한 공조에 힘을 싣고 있다.
한편 폴란드는 1960년대부터 핵확산금지조약(NPT) 서명국으로서 원자폭탄을 추구하거나 획득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유지하고 있다. 폴란드는 지난해 프랑스와 조약을 체결하며 프랑스의 핵미사일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마크롱 대통령도 이날 지중해에 핵추진 항공모함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 TV에 방영된 사전 녹화 연설에서 "항공모함 샤를 드골호와 호위함들을 발트해에서 지중해로 이동하도록 했다"며 "라팔 전투기, 방공 시스템, 공중 레이더 시스템이 최근 중동에 배치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제 드론이 동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의 영국 공군 기지를 공격한 것과 관련해 키프로스 방공망 지원에 나선다"며 "추가 방공 자산과 프랑스 호위함 랑드도크호를 파견하기로 결정했으며, 이 함정은 오늘 저녁 키프로스 해안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