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기자
미국과 이란 간 전쟁 격화로 뉴욕 증시는 물론 미국 국채까지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보호하겠다는 발언에 낙폭이 다소 진정됐다. 국내 증시는 미·이란 불안감 등 대외변수는 물론 주가 급등에 따른 과열 부담도 생기면서 당분간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일 대비 0.94% 떨어진 6816.63으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100 지수도 1.02% 하락한 2.7%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5만8501.27로 전날보다 0.83% 빠졌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23선을 웃돌며 올해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 격화로 국제유가가 9% 넘게 치솟고, 물가 상승압력이 높아지면서 증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bp(1bp=0.01%) 오른 4.06%로 상승했고, 달러 강세도 나타났다. 여기에 블랙스톤의 사모대출 펀드에서 사상 최대 환매가 발생하면서 사모신용 리스크 부각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군사력이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전쟁 조기 종료 기대가 부각되면서 낙폭이 일부 축소됐다. 또한 성명을 통해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과 선박을 호위하고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보험과 보증을 제시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히자 시장이 다소 안정됐다.
한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지정학적 충격이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경로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가 핵심 변수라고 강조하며, 물가 지표를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언급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이란 전쟁에 따른 물가 압력이 통화정책 판단의 주요 변수로 부상 중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는 대외변수와 자체 급등 부담을 소화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 이후 미국 증시가 약보합권에 머무르는 동안 코스피는 두 달 만에 50% 가까이 올랐다. 기술적 과열 구간에 진입하면서 조정이 당분간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 움직임과 유사한 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는 10.30% 급락했다. MSCI 신흥국지수 ETF도 5.01% 빠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4.58% 떨어졌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은 변함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이익이 아직 건실하고, 정책 중심 상승동력도 식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내내 이어질 수 있는 변동성 확대는 감내해볼 가치가 있다"며 "다분히 폭락 정도가 과도한 감이 있기에 낙폭 축소를 기대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