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값싼 드론과 고가 요격미사일이 맞서는 전형적인 '비대칭 소모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저비용 무기로 고비용 방어체계를 압박하는 구조가 고착화하면서 전쟁의 향방이 단순한 군사력이 아닌 '지속 가능성'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사용 속도를 유지할 경우 카타르의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재고는 나흘 치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역시 중동에 충분한 탄약을 사전 배치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AP연합뉴스
3일 연합뉴스는 블룸버그 통신 등을 인용해 이란의 저비용 자폭 드론 공세가 미국과 걸프 지역 동맹국들의 고비용 방공망을 압박하며 무기 재고를 빠르게 고갈시키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외신 보도를 보면, 현재 이란제 자폭 드론 '샤헤드-136'과 소형 순항미사일이 중동 전역의 미군 기지와 석유 시설 등을 연일 타격하고 있다.
이 드론은 대당 약 2만 달러(약 2930만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반면 이를 요격하는 미국산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은 발당 약 400만 달러(약 58억 원)에 달한다. 요격 성공률은 90% 이상으로 평가되지만, 경제적 측면에서는 극심한 비용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값싼 공격 수단이 방어층의 핵심 자원을 빠르게 고갈시키는 구조적 딜레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현재 사용 속도를 유지할 경우 카타르의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재고는 나흘 치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역시 중동에 충분한 탄약을 사전 배치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패트리엇 시스템을 생산하는 록히드마틴의 지난해 PAC-3 생산량은 약 600기 수준이다.
그러나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중동 지역에서 수천 발의 요격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단기간 내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재고 고갈 우려는 현실적인 문제다. 미국 국방성 수장인 피트 헤그세스 장관은 "끝없는 전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소모전이 장기화할 경우 정치적 부담은 불가피하다.
미국 국방성 수장인 피트 헤그세스 장관은 "끝없는 전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로이터연합뉴스
과거 미국의 전쟁 비용은 천문학적 규모였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한 이라크 전쟁의 경우 약 2조 달러 이상이 소요됐으며, 약 20년간의 아프가니스탄전에서는 2조 3000억 달러가 소요됐다. 두 전쟁을 합친 직·간접 비용은 6조 달러 이상(재향군인 보상·이자 포함 추산)으로 추산된다. 이번 중동 충돌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고가의 요격미사일과 항공작전이 지속될 경우 단기간에도 수백억~수천억 달러 규모의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미 의회예산국(CBO) 기준으로 패트리엇 1개 포대 운영 비용은 연간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 여기에 항공모함 전단, 전략폭격기, 정밀유도무기 투입 비용까지 합산하면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재고는 결국 줄어들겠지만, 정권 자체가 무너지지 않는 한 장기 소모전은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란은 지난해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당시 약 2000기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는 더 많은 드론을 비축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가운데, 미국 내 반전 여론도 변수전쟁의 또 다른 변수는 미국 내 여론이다. 야당인 민주당 내 반전 기류는 물론, 고립주의 성향의 '미국 우선주의' 지지층에서도 해외 군사개입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란은 지난해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당시 약 2000기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는 더 많은 드론을 비축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이터연합뉴스
전쟁이 장기화하면 국방비 증액과 추가 파병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불가피하다. 과거 이라크전과 아프간전에서 나타났던 '전쟁 피로감'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충돌은 단기간의 대규모 공습이 아니라, 자원과 정치적 의지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란의 무기고가 먼저 바닥날지, 아니면 미국이 비용 부담과 여론 압박 속에 전략적 후퇴를 선택할지에 따라 전쟁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