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서인턴기자
말레이시아에서 노숙인에게 남은 음식과 닭 뼈를 건네는 장면을 촬영해 공개한 인플루언서가 모욕적 콘텐츠를 제작·유포한 혐의로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노숙인에게 남은 음식과 닭뼈를 건네는 영상을 게시해 논란이 된 말레이시아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하고 있는 모습. 인스타그램
2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법원은 노숙인을 조롱하는 내용의 영상을 제작해 온라인에 게시한 혐의로 23세 인플루언서 탕 시에 룩(Tang Sie Luk)에게 벌금 4만 링깃(약 1480만원)을 선고했다. 벌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4개월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했다.
탕은 지난해 8월 친구 2명과 함께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의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식사를 한 뒤 남은 밥과 닭 뼈를 봉지에 담아 노숙인에게 건네는 모습을 촬영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영상에서 이들은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 뒤 치킨을 먹는 장면을 보여주며 "닭 뼈를 버리면 아깝다"고 말한다. 이후 남은 닭 뼈를 밥이 담긴 봉지에 넣어 포장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마지막에는 조호르바루의 한 식당 앞에서 잠을 자고 있던 노숙인에게 다가가 해당 봉지를 건네는 장면이 나온다. 당황한 표정의 노숙인은 고맙다고 인사했지만 이후 해당 음식을 실제로 먹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영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거센 비난을 받았다. 탕은 이후 영상을 삭제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영상이 계속해서 공유됐다.
이후 탕은 타인을 불쾌하게 할 의도를 가지고 모욕적인 영상을 제작·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그는 "반성하고 있다"며 최소한의 처벌을 요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피고인은 타인의 고통을 오락거리로 삼았다"며 "유사 범죄를 막기 위해서라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영상 내용이 극도로 모욕적이며 사회적 파장도 컸다"며 그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탕은 벌금을 납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탕은 선고 다음 날 자신의 SNS를 통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다시는 이러한 영상을 촬영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반성의 뜻을 전했다. 해당 사과 영상은 50만회 이상 조회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