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는 어르신이 입주민들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누리꾼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입주민들이 상한 식품, 유통기한 지난 생필품 등을 '선물'이라며 건넸다는 것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버지가 치약을 받아오셨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아버지는 은퇴 이후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고 싶지 않다면서 아파트 경비원 일을 시작하셨다"며 "갑질이 심한 아파트인 것 같아 저와 동생은 그만 두길 권유했는데, 아버지께선 (입주민들이) 잘 챙겨준다고, 가끔 간식을 가져다 주신다더라"고 운을 뗐다.
하지만 A씨가 입주민들의 '선물'을 실제로 확인한 결과, 대부분은 상한 식품이었다. 그는 "도라지배즙 같은 걸 줬다고 하는데, 안 먹고 오래 방치해서 덩어리가 졌더라"며 "버릴 거를 주면서 생색내고 싶을까. 오래된 걸 먹고 탈 나라는 건가"라고 토로했다.
경비원.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이어 "불고기도 하얀 덩어리가 떠 있었고, 맛이 간 지 한참 된 물건"이었다며 "(입주민들이) 버릴 것을 가져다 준 것에 화가 났다. 선물로 받은 치약도 사용 금지 물질 성분이 혼입돼 회사 측에서 자발적으로 회수한 물건이었다"고 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희 아버지도 경비원 일을 하시는데, 유통기한 지난 과자를 주며 생색내는 주민이 있었다", "믿기지 않는다", "실제로 벌어진 일이냐"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경비원 갑질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8월 경기 부천 한 아파트 단지에선 '전기 요금이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경비실 내 선풍기를 제거하라는 민원이 제기돼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해당 아파트 경비원은 직접 호소문을 작성해 "더운 날씨에 경비원이 근무할 수 있는 최소 여건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아파트 경비원의 업무 범위를 제한하고 입주민 폭언·부당 지시 등을 금하는 '경비원 갑질 방지법(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이 2021년 10월부터 시행된 바 있으나, 갑질 문제는 여전히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아파트 상가·경비원 산재 자료에 따르면, 매년 폭력 행위로 산재를 당한 경비원 수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39명, 24명, 30명, 38명, 29명으로 30명대 안팎을 꾸준히 기록했다. 같은 기간 폭언·갑질로 인한 정신질환·과로사 등 업무상 질병 산재도 407명, 371명, 430명, 403명, 369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