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민테크 스페셜리스트
CES 2026 현대차그룹 전시관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자동차 부품을 옮기는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내년 말 시판을 공언하며 상용화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으나,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로봇 투입을 '일자리 침탈'로 규정하고 결사 저지를 선언하면서 기술 도입을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이 본격화했다.
머스크 CEO는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래리 핑크 블랙록 CEO와 대담하며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관련해 "이미 공장에서 단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며 "올해 말에는 보다 복잡한 산업 작업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르면 내년 말 이후 충분한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한 뒤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또 "아주 안전하다는 전제 아래 로봇이 아이를 돌보고 반려동물을 보살피며 노인을 지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미래"라며 "휴머노이드 로봇의 수가 인간을 넘어서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유튜브 캡처
그는 "미래의 경제 산출은 더 이상 노동 시간이나 인구 증가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며 "로봇 한 대당 평균 생산성에 로봇의 수를 곱한 값이 경제의 상한선을 규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 단계에 이르면 더 무엇을 요구해야 할지 떠올리기조차 어려운 풍요가 가능해진다"고 진단했다. 머스크 CEO는 "일부 사람만 일하고 다수가 소외되는 구조에서는 풍요가 불가능하다"며 "인공지능(AI)과 로봇이 노동을 대체해야만 재화와 서비스가 보편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머스크 CEO의 '로봇 풍요론'은 국내 제조 현장에서 즉각적인 고용 불안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6에서 기술적 완성도로 주목받은 현대차의 '아틀라스'가 실제 생산 라인 투입 단계에 이르자 현대차 노조는 '합의 없이는 단 한 대도 안 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인건비 구조를 직접 비교하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평균 연봉 1억원을 기준으로 24시간 가동 시 3명의 인건비는 연 3억원이 들지만, 로봇은 초기 구입비 이후 유지비만 발생한다"며 "로봇은 장기적으로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자본가에게 좋은 명분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아틀라스는 1대당 가격 약 2억원, 연간 유지비 14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되어 생산직 평균 연봉 감안 시 2년 이내에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 특히 50㎏의 무게를 들고 극한 환경에서도 24시간 가동이 가능하다는 점은 노동 구조 재편을 통한 생존권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머스크 CEO가 로봇 확산의 최대 병목으로 전력 수급을 꼽으며 우주 인프라를 대안으로 거론하는 사이, 국내 산업계는 로봇으로 인한 노사 갈등이라는 더 즉각적이고 현실적인 장벽에 직면했다. 현대차가 2028년까지 로봇 3만대 양산 체제 구축을 목표로 삼은 만큼, 고용 유지와 업무 전환 등 상생의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극심한 노사 충돌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