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정비창 1구역·잠실우성까지…서울 정비사업장 4곳 ‘일몰제 위기’

잠실우성1·2·3차 등 일몰기한 도래
정비계획 변경 절차 지연돼
조합, 통합심의로 기간 단축 강구
"일몰제 추가연장 보완 필요해"

잠실 우성과 용산정비창 등 서울 내 재건축·재개발 정비구역의 일몰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들 사업장은 과거 일몰 연장을 통해 해제 위기를 넘겼지만, 다시 기한 만료 시점이 도래하면서 구역 해제 압박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일몰제 적용을 받는 사업장이 늘어날 경우 민간 주도 주택 공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에서 정비구역 일몰제와 관련해 한 차례 연장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은 총 34곳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올해 연장 기간이 만료되는 사업장은 모두 4곳이다. 재건축 사업장인 잠실우성 1·2·3차와 강동삼익맨숀은 각각 오는 6월11일과 7월12일 일몰제 연장 기한이 만료된다. 공사비가 1조원에 이르는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은 8월29일, 광진구 자양7구역은 오는 10월12일 일몰 기한이 각각 도래한다.

정비구역 일몰제는 일정 기간 내 정비사업이 추진되지 않을 경우 구역 지정을 해제하는 제도다. 사업 지연에 따른 조합 갈등과 매몰비용 확대를 막고자 도입됐다. 정비구역 지정 이후 3년 이내 조합설립인가를 미신청하거나 조합 설립 이후 3년 내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지 못하면 적용 대상이 된다. 다만 조합원 동의를 거쳐 2년 범위에서 한 차례 연장이 가능하다.

이들 4개 사업장의 일몰 연장이 관심을 받는 건 2024년과 지난해에 걸쳐 이미 한차례 적용을 받은 전례가 있어 추가 연장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현행 도시정비법에 연장 횟수 제한이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법제처는 2020년 '정비구역 연장은 1회에 한정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해당 사업장들은 일몰 기한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사업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광진구 자양7구역 등 3곳은 최근 1군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하는 등 사업에 진전을 이뤘지만, 통합개발 추진이나 사업성 보완 등을 이유로 정비계획 변경이 불가피해지면서 일정이 촉박해졌다.

자양7구역은 광진구의 통합개발 방침에 따라 정비계획 변경 절차를 밟게 되면서 일몰 기한을 넘길 위기에 처했다. 당초 광진구청에서 기존 정비계획안으로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라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조합은 서울시의 통합심의 제도를 통해 기간을 단축하는 방식을 택했다. 강동삼익맨숀은 1개 동 제척을 둘러싼 토지분할 소송으로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지연됐다. 조합은 토지 필지 등기 분할을 마친 뒤 내달 중 정비계획 변경을 신청할 예정이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은 오는 3월 기존 정비계획안으로 먼저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기로 했다. 일몰제 적용부터 면한 뒤 전체 상업지역 종 상향을 전제로 정비계획 변경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우회 절차로 인해 사업 기간이 오히려 늘어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조합 관계자는 "기존 계획안으로 사업시행인가를 신청 뒤 또다시 변경된 정비계획안으로 총회와 의결 등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처음부터 정비계획 변경 절차에 돌입했다면 최소 2년의 기간 단축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당장 일몰기한이 도래했다고 즉시 정비구역 해제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장의 혼선을 고려해 각 조합의 사업 추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최근 일몰 연장 기한 만료 시 반드시 정비구역이 해제되는지를 물은 한 조합원의 질의에 "일몰 기한이 도래했다고 자동 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비사업 추진 현황과 구역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회신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자체의 개별 판단에 의존하기보다 정비구역 일몰제 제도 전반을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유지되는 한, 행정 기조 변화에 따라 언제든 해제 리스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인허가 과정에서 반려 또는 보완 요구로 인해 조합설립인가 이후 3년 내 사업시행인가를 산청하지 못하는 조합들이 상당한 상황"이라며 "일몰 기한이 되려 조합을 압박해 비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낳을 수 있는 만큼, 여러 차례 추가 연장 신청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부동산부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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