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vs 실리콘투…K뷰티 산파, 글로벌 영토경쟁

세포라 손잡은 올리브영, 글로벌 유통망 확장
벤더사 실리콘투, '모이다'로 직진출도 병행

K뷰티가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화장품 유통사들도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최대 멀티브랜드숍(MBS) 채널인 올리브영은 글로벌 최대 뷰티 유통사 세포라와 손잡고 해외 유통망 확대에 나섰고, 그동안 K뷰티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온 실리콘투는 화장품 중간 판매자 역할을 넘어 전 세계 뷰티 시장에 직접 진출했다.

25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이달 세포라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올리브영은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과 캐나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홍콩 등 6개 지역에 위치한 세포라 매장에 'K뷰티 존'을 조성하고, 직접 선별한 K뷰티 브랜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매장별로 차이는 있지만, K뷰티 존에는 평균 18개 브랜드, 약 80개 상품(SKU)이 입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브영은 향후 중동과 영국, 호주 등으로도 해당 존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리브영, 세포라 K뷰티 큐레이션…올해 미국 1호 매장도

올리브영은 세포라와의 협업과 별도로 미국 직접 진출도 병행한다. 지난해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오는 5월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미국 1호 매장을 열 예정이다. 이후 LA 웨스트필드를 비롯해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복수 매장을 순차적으로 개점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세포라 파트너십과 자체 매장 출점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K뷰티 인지도를 빠르게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세포라에 입점한 브랜드들은 세포라 온라인몰에도 동시 입점한다.

프랑스 파리 내 세포라 샹젤리제점 내부 모습. 한국식 스킨케어 존을 마련해 K뷰티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이번 협업에서 올리브영은 큐레이션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세포라는 현지 유통과 판매 실행을 맡는다. 세포라는 미국과 유럽 주요 매장에 'K뷰티 스킨케어' 존을 별도로 구성하는 등 K뷰티 카테고리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왔다. 현재 조선미녀, 글로우 레시피, 라네즈, 이니스프리, 에스트라, 토리든, 바이오던스 등이 주요 브랜드로 입점해 있다. 대형 화장품 회사 아모레퍼시픽과는 일부 브랜드에 대해 일정 기간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 전략을 고수하고 있지만, K뷰티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면서 올리브영과의 협업을 통해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경쟁사인 울타뷰티는 K뷰티를 핵심 전략으로 삼아 온·오프라인에서 별도 존을 구성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주요 브랜드로는 아누아, 메디큐브, 티르티르, 퓌 등이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의 강점인 직접 큐레이션과 마케팅을 맡아 현재 한국에서 주목받는 트렌드를 반영해 전달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올리브영과 함께 성장해 개별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실리콘투, 벤더 역할 넘어 온오프 화장품 플랫폼

파리 시내에 위치한 모이다 매장 내부 모습. 약 40~50여개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영국에는 1호점 웨스트필드 런던(Westfield London)점을 시작으로 3개 매장을 두고 있다.

글로벌 유통회사에 K뷰티 브랜드를 공급해온 실리콘투는 직접 유통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실리콘투는 울타뷰티를 비롯해 틱톡, 부츠, 타깃 등 글로벌 유통·플랫폼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벤더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자사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운영하는 투트랙 전략을 운영하고 있다.

K뷰티 수출 1위국인 미국에서는 글로벌 플랫폼·리테일을 대상으로 한 벤더 역할과 오프라인 '모이다', 온라인몰 '스타일코리안' 운영하며 K뷰티 확산을 위한 전방위 공세에 나서고있다. 유럽에서도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에 모이다 매장을 집중하며 직진출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영국에는 현재 3개의 모이다 매장이 문을 열었다. 벤더사와 온라인몰 운영에서 나아가 오프라인 매장으로 현지 소비자 접점을 직접 확보해 유통 전 과정을 내재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오프라인 전략의 핵심 경쟁력은 물류 경쟁력이다. 실리콘투는 글로벌 곳곳에 물류 거점을 구축해 빠른 상품 공급이 가능하다. K뷰티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축적한 브랜드 네트워크 역시 강점이다. 유럽은 폴란드, 중동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물류창고를 운영 중이며, 남미 공략을 위해 지난해 10월 멕시코에 전초기지를 마련했다. 이를 기반으로 프랑스 파리 내 매장 확대를 추진하는 동시에, 독일·이탈리아·스페인, 중동, 남미 등에 모이다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실리콘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선순환 구조를 구출해 K뷰티 시장 확장에 기여하겠다는 복안이다. 온라인에서 판매 성과가 검증된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 적용하고, 매장에서 확인한 소비자 반응을 다시 온라인 판매와 브랜드 제품 구매 전략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국가별 트렌드, 성분 선호도, 가격 저항선 등을 데이터로 축적할 계획이다.

실리콘투 관계자는 "글로벌 물류 허브를 갖고 있고 국가별 화장품 트렌드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실리콘투의 강점"이라며 "K뷰티 전체 파이를 키우는 동시에, 실리콘투를 한국 뷰티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경제부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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