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용성 다음은 '길'… 길음뉴타운 집값 들썩

래미안6단지 31평, 16억대 호가
대출규제에 15억원대 미만 인기
매도인, 매물 거두고 호가 올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묶는 10·15 대책 이후 성북구 길음뉴타운 일대 아파트 집값이 잇달아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대출 규제 여파로 최대 6억원까지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한 15억원대 이하 매물에 투자 수요가 쏠리면서 길음뉴타운 일대에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길음래미안 6단지 31평(전용면적 84㎡)은 지난달 12억6000만원에 손바뀜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해 10월 11억7000만원에 거래된 뒤 불과 2개월 만에 1억원 가까이 뛰었다.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아직 실거래 신고가 반영되지 않은 매물이 이달 중순께 14억25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실거래가가 급등하면서 현재 해당 평형 매물의 호가는 최고 16억원까지 치솟았다.

길음뉴타운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롯데캐슬클라시아도 실거래가가 급등했다. 해당 단지 25평형(전용면적 59㎡) 고층 매물은 지난달 14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같은 해 9월께 동일평형 고층 매물이 13억원에 손바뀜한 뒤 석 달 만에 1억원이 뛰었다. 일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달 중 25평형 매물이 14억6000만원에 매도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운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25평형과 32평형(전용 84㎡) 매물은 각각 호가가 17억원, 18억원까지 올랐다. 인근 단지인 래미안길음센터피스 또한 35평형(전용 84㎡) 매물이 지난해 10월 16억3000만원에 신고가를 쓰며 손바뀜했다.

길음뉴타운 내 아파트 단지 모습(아시아경제DB)

가격 상승세는 일대 구축 아파트까지 전이되고 있다. 준공된 지 23년 차를 맞이한 동부센트레빌은 이달 중 33평형(전용 84㎡) 9억원대 매물 2건과 10억원대 매물 1건이 모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이 급등하자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인 뒤 호가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길음뉴타운 일대 A 공인중개소 소장은 "최근 한 매수인이 길음래미안 6단지 31평을 15억원에 사겠다고 매수 의사를 표명했다"며 "집주인이 매도를 보류한 채 16억원으로 호가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집주인들이 신고가에 매물을 팔겠다며 계좌 번호를 주지 않는 진풍경까지 벌어지고 있다. 길음뉴타운 인근 B 공인중개소 소장은 "롯데캐슬클라시아 25평형을 최근에 15억원에 사겠다는 매수자가 나타났는데 집주인이 계좌를 주지 않고 호가를 올렸다"며 "매수자가 나타나면 거래를 보류하고 가격부터 올리는 상황이라 일대에선 우스갯소리로 마용성(마포·용산·성동)에 버금가는'마용성길'이라는 소리까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고강도 대출 규제 여파로 자금 매수자들의 자금 여력이 줄자 15억원대 이하에서 신축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는 길음뉴타운으로 투자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정부는 10·15대책을 통해 15억원 이하로 거래되는 주택만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상한선을 제한한 바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급등한 주요 입지를 그 아래 가격대 입지가 갭 메우기식으로 쫓아가는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며 "길음뉴타운 지난해 신축 가격 상승세가 더뎠던 데다 출근 배후지로서 기능하고 있어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길음뉴타운 일대 C공인중개업소는 "최근 매수 문의를 하는 고객들의 대다수가 생애 첫 주택을 매수하려는 30·40대"라며 "임대차 기간이 만료된 이들이 서둘러 주택을 매수해야겠다고 부동산을 두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부동산부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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