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믿음기자
청년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겠다며 도입된 '청년문화예술패스'가 시행 2년 차에도 예산 집행률이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용률은 크게 늘었지만, 미집행 예산이 누적되면서 제도가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19일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청년문화예술패스의 전국 평균 이용률은 86.1%, 집행률은 51.2%였다. 이용률이 80% 후반까지 올라갔지만, 전체 예산 229억원 가운데 112억원이 미집행됐다.
앞선 2024년엔 예산 233억원 중 72억원만 사용돼 집행률이 31.2%에 그쳤다. 당시 패스 발급 인원의 절반 이상(52.8%)이 이용했지만 예산 소진은 제한적이었다. 제도 시행 초기부터 집행 구조의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2년 연속 흐름을 보면 이용률과 집행률 사이의 괴리가 반복된다. 2025년 이용률이 86.1%까지 높아졌지만, 집행률 개선은 더뎠다. 이용 확대가 곧바로 예산 소진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임을 시사한다.
지역별 수치도 비슷하다. 2025년 이용률은 서울 88.9%, 경기 88.5%, 인천 88.3%, 부산 86.1% 등 대부분 80% 후반에 달했다. 전북·전남·제주는 80% 초반이었다. 그럼에도 집행률은 전국 평균 51.2%에 머물렀다. 지역별 이용률 차이만으로 미집행 예산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패스 설계가 실제 이용 행태와 정합적으로 맞물리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용이 늘어도 집행이 비례하지 않는 상황이 2년째 반복되고 있어서다.
미집행 예산이 일시적 변수가 아니라 구조적 현상이라는 점도 확인됐다. 집행률이 절반대에서 멈춰 있다는 사실은 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되묻는 신호다. 단순 이용률 상승만으로 정책 효과를 판단하기보다 예산이 일정 수준 이상 집행되지 않는 이유를 분석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불용 예산이 2년째 반복되는데 취지만 앞세울 수 없다"며 "낭비 요소는 없는지, 대상자·수요·집행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운지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취지가 좋다고 해서 무조건 유지할 게 아니라 결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홍보 강화로 이용률은 늘었지만, 미사용 금액이 많아 불용 예산이 누적됐다"며 "지방 순회 공연 등 문화 향유 기회 확대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청년문화예술패스는 올해부터 지원 방식과 사용 범위를 일부 조정하며 제도 개선에 나섰다. 수도권·비수도권 간 지원 금액(수도권 15만원, 비수도권 20만원)을 달리하고 영화 관람을 사용처에 포함시키는 등 접근성을 높이기로 했다.
정책 취지 자체는 긍정적이다. 공연·전시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청년 대상 수요를 창출하는 정책적 지원은 의미가 있다. 다만 '예산 확대 → 미집행 반복'이 지속될 경우 정책 비용 대비 효과를 설명하기 어려워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의원은 "청년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려는 좋은 취지의 제도가 예산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것은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라며 "홍보뿐만 아니라 예산 집행 효율을 높일 방안을 강구해서 청년들의 삶의 질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제도로 안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