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10% 급등… 현대차에 쏠린 '로봇 상장' 기대감

CES서 '뉴 아틀라스' 공개 후 관련주 급등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시 지분가치 영향 관심↑

현대자동차그룹주 주가가 미국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BD)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아틀라스'에 올라타 연일 강세다. 미래 휴머노이드 시장의 대표주자로 부각되는 BD가 현재 비상장 기업이란 점에서, 시장의 관심은 향후 기업공개(IPO) 시 BD의 지분 가치가 그룹주 주가에 어떻게 반영될지에 쏠리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현대차는 직전일 대비 10.63% 오른 40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모비스(14.47%), 현대오토에버(8.91%), 현대글로비스(5.54%), 기아(5.18%) 등 다른 현대차그룹 계열사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현대차의 주가 상승률은 59.53%에 달한다.

"'지분가치 재평가'와 '본업 시너지' 분리해서 봐야"

이 같은 상승세는 지난주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6'에서 현대차그룹이 '아틀라스'의 차세대 모델을 전격 공개하고, 로봇과 자율 주행, 스마트 팩토리 등을 연결한 피지컬 AI(인공지능)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본격화됐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연 3만대 규모로 양산하고, 로봇 구독 서비스(RaaS) 모델을 통해 제조 현장에 투입함으로써 피지컬 AI의 산업 적용을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을 선보였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의 기폭제는 CES에서 공개한 BD의 아틀라스 및 그룹사와의 시너지, 그리고 현대차그룹의 BD의 지분 가치였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유상증자 이후 BD 주요 주주는 ▲HMG글로벌(지분율 56.5%)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22.6%) ▲현대글로비스(11.25%) ▲소프트뱅크(9.5%) 등이다. HMG글로벌은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이 BD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증권가에선 '지분가치 재평가 가능성'과 '본업 시너지'를 분리해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BD가 IPO 단계에 돌입할 경우 그 가치가 그룹사로 직접 연결될지, 그룹의 장기 보유자산으로 남을지에 따라 개별 종목의 온도 차도 커진다는 것이다. 실제 지분가치 연결성이 떨어질 경우엔 부품·소프트웨어(SW)·물류 등 밸류체인(가치사슬) 내 수익화가 확인돼야만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CES에서 구체화된 휴머노이드 사업 구조에 따르면, 향후 BD가 로봇 설계·기술 개발을, 현대차·기아는 제조 현장 적용과 기술 검증을 담당한다. 현대모비스는 액츄에이터 등 핵심부품 공급, 현대오토에버는 시스템 통합과 로봇 관제, 현대글로비스는 공급망 최적화 영역에서 밸류체인에 연결된다.

'최대지분은 SPC', '직접지분은 글로비스'…지분 구조가 수혜주 가를까

다만 BD의 IPO 가치에 대한 전망은 크게 엇갈린다. BD의 2024년 매출은 1116억원으로 2021년 이후 성장 지속됐지만, 당기순익은 -441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 역시 매출 1050억원, 당기순익 -3540억원으로 유사한 흐름이 이어졌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른 로봇 기업과 마찬가지로 판매 매출이 제한적이며, 기술 고도화 및 양산을 위한 투자가 실적에 크게 반영되는 업체"라며 "국내 휴머노이드 업체 5곳의 주가매출비율(PSR)인 24~302배 수준을 BD에 적용하면 최소 3조4000억에서 최대 42조원의 기업가치가 산출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른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 4개사의 합산 보유 지분가치는 2조~28조원"이라며 "4개사 합산 시총 172조원 대비 1%~16%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BD 가치의 주가 선반영 정도도 따져봐야 한다. 이상수 연구원은 "BD는 12조~56조원의 기업가치가 목표일 것"이라며 "IPO 준비에 돌입하기 전 어떤 행보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기업 가치는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BD는 이번 CES를 통해 경쟁 업체 대비 열위로 평가받던 양산과 관련한 계획을 발표했다"며 "BD의 디스카운트(할인) 요인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판단하며, 향후 IPO 가치 또한 예상 범위 하단보다는 상단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6월 소프트뱅크 '풋옵션' 주목…구주매출의 주체도 관전 포인트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도 변수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BD IPO로 구주 매출(기존 주주 지분 매각)이 발생한다면, 정몽구 명예회장의 그룹 내 주요 지분에 대한 상속세 마련이 지배구조 개편의 대전제"라며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주목할 일정은 올해 6월 소프트뱅크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다. 풋옵션 행사를 통해 잔여 지분 10%를 기존 주주 또는 제삼자에게 매각할 수 있다. IPO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도 있지만, 업계에선 소프트뱅크가 지난 5년간 BD 유상증자에 참여한 기록이 없다는 점에서 "지속 보유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많다.

김용민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지배력을 100% 확보한 뒤 IPO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BD의 적정가치 추정치는 상장 이후 시가총액을 의미하는데, HMG글로벌이 보유한 BD 지분이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3사의 시총에 직접 반영될지에 대해선 중립적인 시각이다. SPC를 통해 우회적으로 보유한 최대주주 지위는 유동화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그는 "정의선 회장이 직접 보유한 지분도 IPO 직후 단기 매각은 가능성이 제한적이다. 그룹 총수의 직접적인 지분 매각은 자본시장에서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며 "이 경우 남는 것은 현대글로비스의 직접 지분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로보틱스 사업과 시너지는 SPC 3사 대비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자본시장부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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