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준기자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장인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별관에서 열린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법안 입법예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올해 10월 9대 중대범죄를 수사할 수 있는 공룡 수사기관이 탄생한다.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마약·국가보호·사이버 등 9대 범죄를 수사하고 전국 7곳에 설치된다.
검찰은 공소청으로 재편돼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검사의 직무에서 '범죄수사'와 '수사개시'를 삭제하고 '공소의 제기 및 유지'를 하는 공소 전담 기관으로 탈바꿈한다. 공소청 보완수사권은 일단 결론 내지 않고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13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중수청이 기존 검찰의 수사 개시 가능 범죄보다 확대된 거대 수사기관으로 출범하는데도, 수사를 하는 인력 수급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입법예고한 중수청법에 따르면 중수청 수사 인력은 변호사 자격을 갖춘 '수사사법관'과 경력이 풍부한 '전문수사관'으로 구성된다. 검찰 직접수사 인력의 원활한 이동을 고려해 이원화된 구조로 설계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예상하는 중수청 인원은 3000명 정도다. 정부는 검사는 수사사법관으로, 검찰 수사관은 전문수사관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보수나 신분을 보장해주는 등 현행과 마찬가지로 대우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영장청구권과 기소권은 부여되지 않았지만, 내부 직급 체계가 검사와 수사관으로 나뉜 현행 검찰 조직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여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어, 중수청 출범 전까지 수사 인력의 구성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관계자는 "수사 인력 확보는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고 강제로 할 수 없다"며 "현재 신분을 버리고 와야 해서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유인책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원이) 다 채워지지 않으면 외부에서 공개 경력 채용을 병행해야 할 것 같다. 현재 단계에서는 상당수의 검사와 수사관이 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수사 과정에서 법리 검토 등을 해야 하는 수사사법관을 충당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검사들을 수사사법관으로 채용하겠다는 복안인데, 검사들이 중수청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한 부장검사는 "(검사가) 중수청으로 가게 되면 법무부에서 행정안전부로 소속이 바뀌고 면직을 한 뒤에 이동해야 하는 문제, 신분 보장의 문제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있다"며 "중수청으로 가는 검사들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출범 당시 검사들의 이동을 기대했으나, 전무했고 공수처 검사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제대로 된 수사도 하지 못한 채 5년째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