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영기자
세계 3대 신평사 피치의 런던 사무실 외관.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형사 기소를 추진하는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Fed의 독립성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AA+'를 유지할 수 있는 핵심 요인이라고 짚었다.
피치의 수석 이사인 리처드 프랜시스는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Fed의 독립성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AA+)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라며 이같이 밝혔다.
프랜시스 수석 이사는 피치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거버넌스 변화 ▲제도적 견제와 균형 ▲Fed의 물가 안정 관리 성과 등을 주시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같은 발언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Fed 건물 프로젝트를 빌미로 파월 의장을 기소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시사한 후 나왔다고 짚었다.
오는 5월 퇴임을 앞둔 파월 의장은 11일 공개한 영상에서 "Fed 청사 개보수에 대한 지난해 6월 나의 의회 증언과 관련해 법무부로부터 지난 9일 대배심 소환장과 형사 기소 위협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Fed 청사 개보수 비용을 문제 삼아 정부 수사가 개시됐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비난할 때 자주 활용한 단골 소재다. 그는 지난해 7월 현직 대통령으로선 이례적으로 워싱턴 DC에 있는 청사 개보수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이 27억 달러였던 게 31억달러가 됐다"며 공사비 증액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정책금리를 빨리 내리지 않는다며 "고집 센 얼간이", "너무 늦는 파월" 등으로 칭하고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서두를 것을 압박해왔다.
이 같은 우려는 작년부터 감지됐다. 피치, 무디스와 함께 3대 신평사로 꼽히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해 8월 보고서에서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 Fed의 신뢰성을 등급을 매기는데 핵심 요소라고 언급했다.
S&P는 보고서에서 "정치 상황 변화로 인해 미국 제도의 건전성, 장기 정책 결정의 실효성, Fed 독립성이 훼손될 경우 국가신용등급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Fed의 신뢰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는 미국의 통화정책 유연성과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뒷받침하며, 이 두 가지는 국가신용등급의 핵심 요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