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기자
고금리 정점이 지나고 유동성도 부분적으로 회복됐지만, 모든 기업이 이 흐름의 혜택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자금이 특정 업종과 대형 기업에만 몰리는 '풍요 속 빈곤' 현상이 심해지면서, 유동성 사각지대에 놓인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틈에서 사모신용대출(프라이빗 크레딧)의 성장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영환 VIG파트너스 부대표는 최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나 이같이 진단했다. 한 부대표는 VIG파트너스의 크레딧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VIG얼터너티브크레딧을 이끌고 있다. 전 직장인 골드만삭스 스페셜시추에이션그룹(SSG)에서부터 구조화 크레딧펀드 투자에 대한 이해를 높여왔다.
한 부대표는 "최근 출자자(LP)들의 화두는 에쿼티에 대한 배분을 줄이고 크레딧 부문 비중을 늘리자는 것이라, 출자사업이 늘어나면서 드라이파우더(미집행 투자금)도 시장에 많이 나올 전망"이라며 "시장이 초기 단계라 자금은 늘 모자라고 수요는 많은데, 자금 공급이 늘어나면서 투자도 훨씬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금조달 환경의 양극화가 사모대출의 실질적인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융기관에서 대출받거나 자본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전형적인 방법에서 만족스럽게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들은 대체재가 필요 없지만, 모든 기업이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며 "크레딧펀드는 은행과 달리 1대 1로 맞춤형 대출구조를 설계할 수 있고, 회사채처럼 불특정 다수 투자자를 상대할 일도 없어 기업들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사모대출만의 안정적인 중위험·중수익 수익구조도 LP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설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 대출처럼 단순한 이자수익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 부대표는 "VIG얼터너티브크레딧의 목표 내부수익률(IRR)은 15% 내외"라며 "5~8%는 이자 형태로 하방을 다지고, 7~10%는 에쿼티 투자를 수반하면서 상방을 높이는 구조를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신주인수권부사채나 상환전환우선주(RCPS)처럼 자본 성격의 상품으로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형태다.
한 부대표는 사모대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업 재무상태표 상의 자금 원천들을 보면 항상 자본보다 부채가 많고, 이게 상식적인 구조"라고 강조했다. 대출·신용 기반 자금조달 수요는 구조적으로 존재하기에 시장이 커지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설명이다.
한 부대표는 "국내에는 아직 PE처럼 에쿼티 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크레딧 투자도 많은데, 에쿼티 투자와 다르고 상관관계가 낮아야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가 있다"며 "에쿼티보다는 크레딧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고, 자본시장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이미 이 방향으로 성장한 만큼 국내 시장도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영환 VIG파트너스 부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중구 VIG파트너스 본사에서 이사아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