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위협'하는 서울지하철 내부 갈등…손 놓은 서울시

서울교통공사 경영진·감사실 갈등 장기화
노조 "서울시, 관리·감독기관 책임 다 해야"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경영진과 감사실의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지하철 안전 운행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갈등 탓에 사장이 공석이 됐고, 공사 자체적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상황인데도 감독 권한과 인사권을 가진 서울시가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공사 경영진과 감사실 간 갈등은 백호 전 사장과 성중기 상임감사가 2023년 취임한 직후부터 발생했다. 백 전 사장은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을 거친 공무원 출신이고, 성 감사는 서울시의원(국민의힘)을 두 차례 지낸 정치인이다.

경영진과 감사실은 건건이 충돌했다. 신규 전동차 발주를 둘러싸고 감사실은 "계약 관계자들이 특정업체와 유착된 것 아니냐"고 의심했고, 경영진은 "감사실이 또 다른 특정업체를 밀어주고 있다"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감사실이 수사기관에 관련 제보를 해 담당자들이 조사를 받았고, 반대로 성 감사도 업무추진비 부정사용 등의 혐의로 고발당하는 등 극한 대립이 이어졌다.

결국 백 전 사장이 책임을 지고 지난해 11월 사임했지만, 문제는 더 극대화됐다. 성 감사는 지난달 말 최근 3년간 인사행정 업무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가 “보복성 특감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하루 만에 철회하는 일까지 있었다. 성 감사가 특정 감사실 간부의 공로연수 제외와 현직 유지를 요구했다가 경영진에 거부된 게 발단이었다는 얘기도 돌았다.

급기야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1노조)는 지난주 성명을 내고 "감사는 공사를 적법 남용과 경영 농단의 놀이터로 보느냐"며 "'불량' 감사 내려보낸 서울시가 책임지고 엄중 조처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낙하산 임명된 감사가 법인카드 유용, 법인권적 스토킹식 갑질 등 부도덕과 추문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며 "성 감사가 최근 국민의힘 국책자문위원으로 임명된 사실을 개인적 영광으로 보는 것도 고위 공직자로서 저급한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서울교통공사통합노동조합(2노조)는 “조직이 심각한 혼란 상태에 빠져있고, 이는 결국 지하철 안전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서울시가 투자·출연기관의 자율성을 명분으로 손을 놓고 있는 것은 관리·감독 기관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명 'MZ노조'로 불리는 서울교통공사올바른노동조합은 지난 9일 “특별감사를 재개하라”면서 “책임 회피와 방관을 멈추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문제를 관리하라”고 주장했다.

지자체팀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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