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병합 야욕을 드러낸 덴마크령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 세계적인 팝스타 헤라 비요크(60)가 독립을 응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 유럽전문매체 유로뉴스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국민가수' 비요크는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이웃 그린란드 주민에게 연대를 표명하는 한편 미국과 덴마크 양국 모두를 제국주의 세력이라고 비판하면서 그린란드의 독립을 응원했다.
아이슬란드 국민 가수 비요크. 비요크 인스타그램
그는 "내 그린란드 동포들이 한 잔혹한 식민 지배자에서 또 다른 식민 지배자로 넘어가게 될 가능성은 상상만으로도 너무나 끔찍하다"며 "독립을 위해 싸우는 모든 그린란드인에게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고 썼다. 그러면서 "아이슬란드인이 1944년에 덴마크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며, 우리는 우리의 언어를 잃지 않았다(그렇지 않았다면 내 아이들은 지금 덴마크어를 쓰고 있을 것)"고 덧붙였다. 아이슬란드는 그린란드와 마찬가지로 덴마크 식민지였던 역사가 있다.
비요크는 덴마크 정부가 과거 그린란드 원주민 여성들을 상대로 '강제 피임' 시술을 하는 등 잔혹한 정책을 펼친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덴마크는 그린란드인을 '2등 시민'처럼 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덴마크는 1960년대 후반부터 30여년간 그린란드 원주민인 이누이트족 인구 증가를 억제할 목적으로 여성 약 4500명에게 시술에 대해 제대로 알리거나 동의받지 않고 자궁 내 피임장치(IUD) 삽입술을 시행했다. 이 사건은 재작년 이누이트족 여성 150여명이 동의 없는 시술로 인권을 침해당했다며 덴마크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공론화됐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취임 직후부터 그린란드에 대한 영토 야욕을 드러내면서 그린란드와 관계 개선이 필요해지자 지난해 9월 강제 피임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공식 사과한 바 있다.
비요크는 "식민주의에 늘 등골이 오싹했다"며 "그린란드인들이 덴마크라는 식민주의자에서 미국이라는 또 다른 식민주의자로 넘어가는 것은 생각하기조차 싫다. 그린란드인들이여, 독립을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가 미국의 안보에 핵심적이라는 이유로 확보 필요성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일렉트로닉 팝의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하는 비요크는 배우로도 변신해 덴마크의 감독 라스 폰 트리에의 영화 '어둠 속의 댄서'로 2000년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2008년에는 내한공연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