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영기자
김호철 신임 감사원장이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확고히 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을 둘러싼 정치감사·표적감사 논란을 언급하며 감사원 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독립·중립의 복원'을 제시한 것이다.
연합뉴스
김 원장은 2일 취임사에서 "감사원이 독립성과 중립성에 대한 우려를 하루빨리 불식시키지 못한다면 당당했던 역사는 퇴색해 버릴 것이다. 감사원장인 저 자신부터 어떠한 외부의 압력이나 간섭에도 단호히 대처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을 지낸 인권변호사 출신인 그는 지난달 30일 국회의 임명 동의를 받았다. 임기는 4년이다.
김 원장은 우선 감사원의 주요 의사결정 구조도 손보겠다고 했다. 그는 "감사원의 주요 의사결정은 반드시 감사위원회의 의결절차를 거쳐 확정하겠다"며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과 부작용을 부르는 과도한 정책감사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감사가 정책 판단의 영역으로 비쳐 정치적 공방을 낳는 상황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 원장은 특히 정치감사·표적감사 논란의 중심에 섰던 조직으로 지목돼 온 특별조사국을 "대인감찰·부패차단 임무에 특화된 조직으로 전면 재구조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사원 직원들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오로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정하게 감사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외부 통제와 투명성 강화도 약속했다. 김 원장은 "국민·국회 등 외부 감사수요의 반영, 감사원 사무 정보의 투명한 공개 등 국민과 적극 소통하며 그 뜻을 받들어 주권자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감사 착수와 결과 공개 과정에서의 절차적 정당성 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원장은 감사원의 신뢰 위기가 '결과'뿐 아니라 '과정'에서도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감사결과라 하더라도 감사과정에 흠결이 있으면 그 정당성과 설득력이 훼손될 수 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누가 보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자정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내부감찰 조직과 기능을 보강하고 "직원들의 일탈과 고압적 감사행태 등 반인권적 감사문화를 근절"하겠다고 했다. 이어 감사 현장에서 "적법절차를 철저히 준수하고 상대방의 인권과 명예를 존중하는 바른 감사인의 품격"을 주문하면서, 감사보고서 사전검증 기능 등 내부검증 체계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감사원의 과도한 감사가 공직사회를 경직시키고 주권자 국민을 힘들게 한다는 평가 역시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면서 감사 강도와 방식의 조정 가능성도 시사했다. 조직 내부를 향해서는 "구성원의 소통과 화합을 토대로 수평적이고 건강한 조직문화를 조성"하겠다며 "오로지 직무수행 능력과 성과로 평가받는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시스템을 확립하겠다"고 했다. 그는 "2026년을 '신뢰받는 감사, 바로서는 감사원'으로 거듭나는 출발점으로 만들자"며 "제가 앞에 설 테니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