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경기자
웰트(WELT)는 수면보조제 '졸립지(ZolipZ)'에 인공지능(AI) 디지털치료 기술을 결합한 'AI 융합의약품'으로 'CES 2026'에서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AI 융합의약품은 의약품의 화학적 성분이나 제형을 변경하지 않고 AI에 기반한 디지털치료 기술을 결합해 환자별로 약을 복용하는 시점과 사용 방식을 정밀화하는 치료 개념이다. 기존 약제에 AI를 더해 약이 가장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사용 맥락을 설계한다는 점에서 AI로 만들어지는 'AI 개량신약'이라 볼 수 있다.
웰트는 이번 CES에서 불면 증상 완화를 위해 사용되는 수면보조제 졸립지에 자사의 수면 AI 에이전트 'AgentZ'를 결합한 AI 융합 수면 치료 모델을 공개했다. 사용자가 졸립지 패키지에 부착된 QR 코드를 스캔하면 'SleepZ' 앱에 연결되며, 이후 AI는 수면 로그,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된 생체 신호, 활동량, 생활 패턴, 일주기 리듬 등 실사용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다.
이를 통해 AI는 불면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졸립지를 복용해야 하는 시점과 가장 효과적인 복약 타이밍을 개인별로 안내한다. 웰트는 이 과정을 통해 수면보조제를 필요할 때만, 약효가 가장 잘 작용하는 순간에 사용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불필요한 복용을 줄이고 다음 날 졸림이나 내성, 의존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AI 융합의약품은 약을 증상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환자 중심 기술"이라며 "약의 성분을 바꾸지 않고도 AI를 통해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SleepZ 앱은 현재 iOS 운영체제 기반 스마트폰에서만 제공되며, Apple HealthKit을 활용해 수면 예측에 필요한 생체·행동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수집·분석한다.
웰트는 졸립지 적용 사례를 통해 약물 치료가 단순한 '복용' 중심에서 '복약 타이밍' 중심의 치료로 전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약사 입장에서도 기존 제품을 유지한 채 AI 디지털치료를 결합해 차별화된 사용 경험과 실사용 근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엔 AI 융합의약품 개념을 수면 치료를 넘어 복약 시점이 치료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필요 시 복용(PRN)' 의약품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불안과 공황 치료, 편두통과 통증 관리, 여성 건강,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알레르기 및 위장관 질환, 금연 및 갈망 조절 치료 등이 주요 적용 분야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