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혁명](180)소개부터 디자인까지…맞춤형 디지털 명함 '슬라이스'

제작 단계 부담 줄인 AI 명함
직무·맥락 반영해 자동 설계

"디지털 명함을 쓰겠다고 들어와도 제작 단계가 길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명함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지연되면서 이 부분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수민 크리에이터노믹 대표가 디지털 명함 서비스 '슬라이스(SLICE)'를 3년간 운영하며 느낀 문제의식이다. 그는 명함을 디지털로 바꾸겠다는 의지는 있었지만 정작 디자인과 문구를 정하는 과정에서 사용자가 쉽게 지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러한 불편이 디지털 명함 확산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보고 인공지능(AI)을 도입해 명함 제작 시간을 대폭 줄이는 방향을 택했다.

이 대표는 28일 "기존 명함 앱이 종이 명함을 저장하고 관리하는 목적이라면 슬라이스는 명함의 제작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시작한다"며 "직무와 회사 성격, 추구하는 스타일에 따라 명함 디자인을 자동으로 추천해 준다"고 말했다.

이수민 크리에이터노믹 대표. 크리에이터노믹

2023년 출시된 슬라이스는 디지털 명함 앱과 NFC 카드를 함께 제공한다. NFC 기능이 탑재된 플라스틱 카드를 휴대폰에 가져다 대면 미리 만들어둔 디지털 명함이 전송된다. 명함을 전달받는 사람의 휴대폰에 별도 앱이 깔려 있지 않아도 연락처를 바로 저장할 수 있다. 이름·소속·연락처 정도만 담을 수 있는 종이 명함과 달리 필요에 따라 경력, 포트폴리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까지 담을 수 있다. 종이 명함처럼 소진될 때마다 다시 제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런 장점 덕분에 명함을 자주 활용하는 직무군을 중심으로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개인 이용자의 경우 프리랜서와 개인사업자처럼 명함 제작부터 관리까지 직접 책임져야 하는 사용자 비중이 높다. 기업에서는 외부 접점이 많은 직무를 중심으로 도입하고 있다.

디지털 명함 서비스 '슬라이스'. 크리에이터노믹

명함 제작 과정에서 AI를 도입하면서 사용자 만족도는 더욱 커졌다. 기존 디지털 명함 서비스는 디자인과 구성, 문구까지 사용자가 처음부터 직접 결정해야 했지만 이제는 직무 정보만 입력해도 AI가 소개 글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이 대표는 "0에서 1을 만드는 구조가 아니라 0.9까지는 AI가 만들어주고 사용자는 마무리만 하는 방식"이라며 "본인이 미처 소개에 쓰지 못했던 내용까지 포함해 첫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슬라이스를 단순한 명함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비즈니스 인맥 관리를 위한 종합 서비스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북미 시장을 우선 겨냥해 AI 추천 기반 명함 제작이라는 차별점을 앞세운다는 전략이다. 그는 "명함을 전달하는 첫인상부터 저장·관리, 이후 비즈니스 관계를 이어가는 전반의 과정을 디지털 환경에서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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