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전함까지…각종 기관·정책에 자기 이름 붙이는 '트럼프'

100만 달러 이민 프로그램은 '트럼프 골드카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행정부 취임 후 각종 기관과 정책의 산물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고 있는 가운데 전례가 없던 신형 전함에까지 '트럼프'를 붙이기로 하면서 대통령의 권한을 과도하게 사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 해군이 만들기로 한 신형 전함의 이름을 '트럼프급 전함'(Trump-class battleships)으로 지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발표 이후 군함에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붙인 전례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DC의 대표 공연장인 '존 F. 케네디 기념 공연예술센터'도 최근 '도널드 J. 트럼프 및 존 F. 케네디 기념 공연예술센터'로 이름이 바뀌고 새 간판이 달렸다.

이달 초에는 워싱턴DC의 싱크탱크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건물 외벽에 '도널드 트럼프 평화연구소'라는 이름이 새겨졌다. USIP는 미국 의회가 1984년 법률로 설립한 독립적인 공공기관이다.

내년부터 운영될 정부 운영 의약품 판매 사이트는 '트럼프Rx'로 명명됐고, 올해부터 4년간 태어나는 신생아가 지원받는 금융투자 계좌 이름은 '트럼프 계좌'다.

100만달러(14억8000만원)를 내면 미국 영주권 또는 체류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이민 프로그램에는 '트럼프 골드 카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밖에도 백악관 이스트윙(동관)을 철거하고 증축 중인 새 연회장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들어가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23일 사방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 일련의 행동이 백악관 복귀 첫 해 주목을 독차지하려는 절박함과 미래에 기억되지 못할 수 있다는 공포를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통해 제한이 없는 권력을 얻었다는 관점을 가진 것으로 의심된다면서 대통령직과 그에 수반되는 막강한 권력을 자신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본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CNN은 자신의 이름을 모든 곳에 붙이려는 시도가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폭군을 우상화하는 인물이 보여주는 전조 증세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소개했다.

동시에 미국인들이 높은 물가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름 붙이기에 열중하는 태도는 국민의 우선순위보다 개인적 우선순위에 더 관심을 둔다는 공격을 받기 쉬우며, 최근의 지지율 하락과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부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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