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아, 공양미 머리에 이고 김우빈 기도'…법률스님 주례사 공개

정토회 '스님의 하루'에 담긴 법률스님 이야기
"두 사람 결혼, 정말 깊은 인연의 결과"

배우 김우빈과 신민아의 결혼식 주례사를 맡은 법륜스님의 주례사가 공개됐다.

23일 정토회 '스님의 하루'에는 2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김우빈, 신민아 결혼식에 참석한 법륜스님의 이야기가 담겼다. 법륜스님은 이날 낮 평화재단 통일의병들과 즉문즉설 시간을 가진 데 이어 서원행자 수계식에 참석해 수계 법문을 전한 후, 저녁 7시께 결혼식 주례를 위해 신라호텔로 이동했다.

왼쪽부터 신민아-김우빈 부부와 법륜스님. 에이엠엔터테인먼트 법륜스님 인스타그램

법륜스님은 주례사에서 "먼저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한다. 저는 두 분과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고 했다. 김우빈이 한 때 건강이 좋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힌 스님은 "민아 양은 공양미를 머리에 이고 경주 남산 관세음보살 앞에 가 종교를 넘어서 함께 기도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 후 우빈 군이 다시 건강을 되찾고 오늘 이 자리에서 두 분이 손잡고 일생을 함께 살아가겠다고 약속하게 된 것은 정말 깊은 인연의 결과"라고 말했다.

"공양미 머리에 이고 관세음보살 앞에서 함께 기도"

두 사람과 스님의 인연은 2017년, 김우빈이 비인두암 투병 때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빈은 당시 법륜스님과의 상담을 통해 정신적으로 큰 위로를 받았으며, 신민아 역시 간병 과정에서 스님의 조언과 격려에 힘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인연 속에서 김우빈은 직접 스님을 찾아 결혼식 주례를 요청했고, 스님은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20일 결혼한 배우 김우빈, 신민아. 에이엠엔터테인먼트

스님은 신민아가 마음이 따뜻하고 착하다면서 10여 년 전부터 가난한 아이들을 돕는 일에 꾸준히 후원을 해왔다고 했다. 이어 "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온 이탈주민들의 애환을 덜어주는 일에 많은 지원을 했다"면서 "이탈주민과 함께 온 아이들은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일들이 빈번한데, 그 아이들을 방과 후에 돌보는 프로그램에 늘 후원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스님은 결혼 생활의 현실에 대해 "같이 산다는 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늘 오늘과 같은 마음이라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살다 보면 견해가 달라지고, 그로 인해 갈등이 생긴다"고 했다. 이어 "대부분의 사람은 결혼을 하면 서로 좋아하기 때문에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다 보면 결혼이 개인의 자유를 속박할 때가 많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서로 의지하는 따뜻함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자유를 매우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이 사는 건 쉽지 않아…반쪽의 결합 아닌 온전함 만남 돼야"

법륜스님은 결혼을 '반쪽의 결합'이 아닌 '온전한 만남'이라고 했다. 그는 "반쪽과 반쪽이 모여 온 쪽이 되는 결혼은 둥근달이 되어도 가운데 금이 있지만, 온 쪽과 온 쪽이 만나 둥근달이 되면 가운데 금이 없다"며 "그래서 설령 어떤 이유로 헤어짐이 오더라도 반쪽을 잃어버려 겪는 고통 없이 스스로 온 쪽으로 설 수 있는 두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결혼이 속박이 아니라 서로를 더 자유롭게 만드는 결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스님은 또 "대부분의 사람이 사랑을 좋아함이라고 생각하는데, 좋아함은 사랑이라기보다 욕망일 때가 많다"며 "좋아함이 식으면 싫어함이나 미움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결혼한 부부라도 생각과 느낌, 믿음과 견해가 다를 수 있다"며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는 것이 바로 존중"이라고 설명했다.

20일 결혼한 배우 김우빈, 신민아. 에이엠엔터테인먼트

법륜스님은 존중과 이해를 강조했다. 그는 "존중 위에 '아내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 '남편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 하고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해가 동반되지 않는 사랑은 때로 폭력으로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모의 사랑조차 자식에게는 고통이 되는 경우가 있다"며 "항상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에 바탕을 둔 사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책임에 대한 당부도 있었다. 법륜스님은 "사랑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아내로서, 남편으로서의 책임뿐 아니라 두 분은 국민의 사랑을 받는 분들인 만큼 사회적 책임도 함께 지고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은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명예에 따르는 책임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혼은 속박 아닌 자유로 나가는 길…부부·부모·사회 구성원 책임감 잊지 말아야"

스님은 끝으로 "첫째, 결혼은 속박이 아니라 더 높은 자유로 나아가는 길이어야 하고, 둘째, 상대를 존중하고 이해해야 하며, 셋째, 부부로서·부모로서·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 점을 명심한다면 오늘의 이 좋음이 앞으로도 내내 더 좋음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우빈과 신민아는 결혼에 앞서 법륜스님이 설립한 평화인권난민지원센터 '좋은벗들'을 비롯한 여러 기관에 총 3억원을 기부했다. 사회는 배우 이광수가 맡았다. 결혼식에는 방탄소년단(BTS) 뷔, 공효진, 류준열, 김태리, 엄정화, 유해진, 김의성, 고두심, 남주혁, 이병헌, 박경림, 나영석 PD, 김은숙 작가, 노희경 작가 등이 자리해 두 사람을 축복했다.

법륜스님은 평화운동가이자 사상가, 수행자로 수십년간 '즉문즉설'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복잡한 마음을 단번에 '탁!' 하고 멈추게 하는 단문 중심의 대화집 '탁! 깨달음의 대화'(정토출판)를 출간했다. 저자는 여는 글 '깨달음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즉문즉설은 지금 여기에서 즉시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깨달음의 대화"라고 정의했다.

이슈&트렌드팀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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