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다연기자
김건희 여사가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배우자로부터 명품 브랜드 '로저비비에' 가방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7일 김 의원 부부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압수수색영장에는 김 의원이 배우자 이모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공범으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회 참석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특검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오전 김 의원 주거지와 차량출입기록 확인 등을 위해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또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김 의원의 국회 사무실도 대상에 포함됐다.
이씨는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김 의원이 당선된 후 김 여사에게 시가 260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가방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지난달 6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해당 클러치백과 김 의원 아내가 쓴 감사 편지를 발견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통일교인을 동원해 2022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김 의원의 선출을 돕고, 그 대가로 가방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특검팀은 지난 5일 이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지난달 20일 로저비비에가 입점해 있는 서울 소재의 한 백화점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사실관계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조사 결과 이씨가 가방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결제 대금이 김 의원 계좌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남편은 (구매 사실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특검팀은 김 의원도 가방 구매 및 전달을 인지한 것으로 보는 만큼, 조만간 김 의원을 소환해 조사할 전망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8일 입장문을 통해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