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서 미용실서 '대화 않고 조용히'…이런 사람 위한 '옵션' 생겼다

'조용히' vs '스몰토크 좋아요' 선택 가능
택시 어플서 '조용히 옵션' 추가되기도

국내 한 미용실의 예약 화면에서 시술 중 대화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추가됐다.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서비스업계에도 변화가 불어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즘 새로 생겼다는 미용실 옵션'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가 첨부한 사진에는 '원하는 시술 분위기 선택 부탁드려요'라는 필수 항목이 있었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조용히 시술받고 싶어요'와 '즐거운 분위기에서 잔잔한 스몰토크 좋아요'라는 선택지가 있었다.

국내 한 미용실의 예약 화면에 추가된 시술 분위기 선택 옵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작성자는 "남자 손님 중에는 그냥 조용히 머리만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생긴 옵션인 것 같다"며 본인도 '조용히 시술받기'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갈렸다. 일부는 "짧은 시간도 아닌데 간단한 대화 정도는 재밌고 시간도 빨리 간다", "아무리 그래도 대화 한마디 없이 있는 것은 너무하지 않나"라는 반응을 보인 반면, "누가 말 걸으면 그때부터 부담스러워진다", "나는 조용히 내가 원하는 것만 하고 싶은데, 말을 걸면 방해받는 느낌이 들어 싫다" 등의 입장차이를 보였다.

"기사님, 조용히 가주세요"…택시 앱에도 '조용히' 기능

이같은 사례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0년 SK텔레콤은 'T맵 택시' 어플리케이션 업데이트를 통해 '조용히' 기능을 추가했다. 기사님과의 '수다'를 원치 않는 승객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티머니GO 어플에서 선택 가능한 탑승시 요청사항 옵션. 티머니GO 캡처

T맵 택시(현 티머니GO)를 이용해 택시를 호출하면,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앱 화면에 '탑승 시 요청사항'이라는 팝업 메뉴가 표시된다. 사용자는 '대화 없이'와 '과속 없이', '내비따라' 라는 세 가지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중복 선택도 가능하다. 요청 버튼 밑에 있는 '이 옵션 항상 적용'을 클릭하면, 다음 택시 호출 때는 따로 선택을 안 해도 자동으로 이 기능이 적용된다.

2019년 시장조사업체 오픈서베이가 20~50대 택시 이용고객 14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느끼는 택시 이용 불만 사항 1위가 '기사와의 불필요한 대화(38%·복수선택)였다. 이어 과속·난폭운전(35.4%), 승차거부(34.2%)가 뒤를 이었다.

당시 SK텔레콤 관계자는 "택시 이용자들 중에서는 '막상 택시를 타면 기사님에게 조용히 가달라는 말을 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았다"며 "서로 불편한 대화 없이 의사 표현을 할 수 있어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슈&트렌드팀 박지수 인턴기자 parkjisu0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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