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북정책 공조' 외교채널 본격 가동…외교원 '내년 북미회담 가능성'

한미가 외교채널을 통한 대북정책 협의를 공식 가동했다.

정연두 외교전략정보본부장(오른쪽)과 케빈 김 주한미국대사대리가 1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 후속 협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2.16 [공동취재] 연합뉴스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과 케빈 김 주한미대사대리는 16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첫 정례 협의를 가졌다. 한미 간 소통은 기존에도 통상적으로 있었지만, 정 본부장 취임 이후 공개된 일정으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특히 김 대사대리는 과거 2018~2020년 북미대화 국면 당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 비서실장을 맡았던 인물이어서 주목된다.

이날 협의에 외교부뿐만 아니라 국방부 관계자도 참석했다. 다만 통일부는 이 협의가 '제2의 한미워킹그룹'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며 불참했다. 미국 측에서는 댄 신트론 미 국무부 동아태국 부차관보 대행, 마리아 샌드 미 국무부 동아태국 북한 팀장 등이 참석했다.

통일부의 반발 기류 속에 정부는 내부 논의를 거쳐 이번 협의 명칭을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JFS·공동 설명자료) 후속 협의'로 정했다. 다만 팩트시트에는 북한 문제도 포함된 데다 양측 대표단 구성을 살펴보면 내용상의 변화는 크게 없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과거 한미워킹그룹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미가 현시점에 본격적으로 대북정책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도 관심이 쏠린다. 내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이를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깜짝 회동'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립외교원은 이날 공개한 '2026년 국제정세전망'에서 내년 북미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전봉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톱다운(Top-down) 방식의 대북 접근을 지속할 전망"이라며 "양 정상 간 회담 개최 희망, 평화공존, 비핵화 의제 후순위 등에서 공통 분모가 있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다소 커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북한이 국내정치에 집중하며 '적대적 두 국가론'을 지속하고 북러 관계를 강화하면서 남북대화를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치부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정치부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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