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숙기자
인천 강화도 남단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는 절차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인천경제자유구역 강화남단 신규지구 개발 구상'을 산업통상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에 보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보고는 구역 지정을 위한 중요한 절차로, 향후 관계부처 협의와 평가단 검토를 거쳐 내년 상반기 최종 지정을 목표로 한다.
인천경제청은 앞서 지난 9월 산업부에 강화남단을 신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신청했다. 신규 지구 대상지는 강화군 길상면과 화도면 일원 6.32㎢(약 190만평) 규모이며, 오는 2035년까지 총사업비 3조1000억원을 들여 기반 시설 공사와 토지공급을 완료할 계획이다.
강화남단 경제자유구역 신규 지정 대상지 위치도. 인천경제청
인천경제청은 강화남단을 그린바이오와 스마트농업 분야를 중점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또 인공지능(AI) 기반의 지능형 교통·물류 체계를 확립하고 역사문화 관광지구와 K-컬처 클러스터, 친환경 웰니스 주거단지 등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강화는 고려가 39년 동안 수도를 둔 지역으로 사찰과 성곽 등 다양한 역사문화유산과 마니산, 갯벌 등 독특한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군사시설보호구역, 수도권 규제, 농업진흥지역 지정 등 여러 규제가 겹치며 성장 기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정체돼 있다. 강화남단 신규지구 추진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넘어 미래산업 중심지로 전환할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인천경제청의 설명이다.
강화남단은 또 인천국제공항과의 인접성을 기반으로 대규모 산업공간과 글로벌 물류 접근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 거점으로 평가된다. 공항경제권의 이점은 하이테크 바이오, 피지컬 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이러한 특성은 지역개발을 넘어 국가 차원의 기술경쟁력 강화와 산업 기반 확충에도 기여할 수 있는 요소로 분석된다.
인천시의 강화남단 개발구상은 국가 기간 인프라인 공항과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연계해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는 그린·블루바이오 및 피지컬 AI 기반 산업생태계 구축, 스마트농업 전환, 실증 중심 도시플랫폼 도입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미래산업 전환과 국가 경쟁력 제고에 필요한 기반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강화남단은 미래산업 전환을 앞당길 국가적 실험장이자 새로운 성장축이 될 수 있는 지역"이라며 "강화가 가진 잠재력을 살려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혁신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경제자유구역 신규 지정이 추진중인 강화군 화도면 일대. 인천경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