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괜찮다' 했는데 16개월 아이 폐렴 사망…'부모 직관 믿어야' 엄마 호소

영국서 16개월 아이 감기증상 겪다 폐렴 사망
아이어머니 "사소한 증상, 큰 병 징후일수도"

영국에서 생후 16개월 된 영아가 기침과 발열 등 감기 증상을 겪은 뒤 폐렴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이의 어머니는 가벼운 감기 증상이라도 간과하지 말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영국에서 생후 16개월 된 오필리아 릴리 에이다 피필드가 가벼운 감기 증상을 겪다 폐렴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아이의 어머니인 리사 피필드가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사 피필드 인스타그램

최근 웨일스온라인 등 영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영국 에식스와 스페인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는 리사 피필드(36)의 생후 16개월 된 딸 오필리아 릴리 에이다 피필드가 지난 2월 폐렴으로 사망했다.

오필리아는 평소 건강했지만, 첫 돌 이후 어린이집에 다닌 뒤 건강 이상 증세가 잦아졌다. 오필리아는 이후 약 3개월 동안 호흡기 감염을 비롯해 눈과 귀 감염, 수족구병, 설사와 구토 증상 등을 반복적으로 겪었다.

리사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이 자주 아픈 것은 흔한 일로 여겼다"며 "그 시점부터 병원을 반복적으로 찾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오필리아는 간헐적인 기침 증상으로 3개월간 병원에 방문해야 했다. 리사는 가정의학과와 응급실을 찾을 때마다 흉부 검사를 요청했지만, 의료진은 청진 결과에 이상이 없다며 추가 검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피가 섞인 가래나 구토 증상을 보여 응급실을 찾았다. 하지만 의료진은 아이가 활동적이고 상태가 양호하다는 점을 들어 심각한 문제로 보지 않았다. 흉부 엑스레이 촬영이나 정밀 검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리사는 오필리아가 사망하기 전날 침대에서 구토를 했고, 발열 증상과 함께 평소보다 기운이 없어 보였다고 전했다. 리사는 아이의 가슴에서 평소와 다른 소리가 나는 것을 느끼고 밤새 곁을 지키며 상태를 살폈다.

사망 당일인 오전 6시~7시 사이 리사의 남편이 침대에 누워 있던 오필리아가 반응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부모는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도했고, 이후 출동한 구급대가 응급 처치를 이어갔지만 오필리아는 오전 9시쯤 숨졌다.

오필리아의 사인은 당초 영아·소아 돌연사로 기록됐으나, 부검 결과 폐렴으로 확인됐다. 리사는 아이의 사망에 대해 "가슴에 단검이 꽂힌 듯한 충격"이었다고 표현했다.

리사는 "사소한 증상들이 폐렴처럼 심각한 질병의 징후일 수 있다"며 "오필리아도 1~2시간 만에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이어 "부모는 자신의 직감을 믿고 검사를 요구해야 하고, 필요하면 다른 의사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딸의 죽음 이후 리사는 기침, 발열, 호흡곤란, 흉통, 피로 등 아이의 폐렴 증상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개설해 활동하고 있다. 리사는 또 자녀를 잃은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오필리아의 날개 재단'(Ophelia's Wings Foundation)을 설립했다. 리사는 "제 슬픔을 계속해서 나누면서 전 세계의 가족들을 돕고 싶다"고 전했다.

이슈&트렌드팀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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