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서인턴기자
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고객 안내 과정에서 링크 제목 오류, 표현 축소, 게시 방식 변경 등 논란이 지속해서 발생하며 소비자 신뢰를 더욱 잃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한 세심한 안내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쿠팡이 공지한 고객 안내문의 링크를 공유할 시 뜨는 제목의 모습. 카카오톡 캡처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전날 공지한 고객 안내문 링크를 외부에 공유할 경우 화면에 '쿠팡이 추천하는 Coupang 관련 혜택과 특가'라는 문구가 제목으로 뜨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내문이 아닌 상품 홍보성 문구가 먼저 노출되는 셈이다.
해당 링크는 접속 시 곧바로 안내문 페이지로 이동하지 않고 메인 페이지를 경유하도록 설계돼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에 설정된 기본 제목이 외부 공유 시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기술적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이며 현재 수정 중"이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이번 오류가 단순한 기술적 실수로만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규모 유출 사고 직후 민감한 사안에 대한 안내문에 광고성 표현이 노출된 탓에 상황의 심각성에 비해 대응이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이 게시한 개인정보 유출 안내문. 쿠팡
쿠팡의 고객 안내 관련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9일 유출 사실을 알릴 당시 쿠팡은 공지문에 '유출'이라는 표현 대신 '노출', '무단접근' 등 상대적으로 수위가 낮은 용어를 사용해 사안 축소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정부가 표현 정정을 요구하자 쿠팡은 '유출' 문구를 포함한 구체적인 안내문을 다시 게시했지만 이번엔 링크 제목이 광고성 문구로 표기되며 또다시 비판이 제기됐다.
수정된 안내문에서도 고객 피해 보상이나 책임 관련 언급이 없다는 점 역시 논란 대상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아직 피해 범위와 경위가 조사 중인 상황에서 책임 또는 배상 여부를 명시하는 데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은 현재까지 확인된 유출 정보는 ▲고객 이름 ▲이메일 주소 ▲배송지 주소록(성명·전화번호·주소·공동현관 출입번호) ▲일부 주문정보라고 밝혔다. 카드 또는 계좌번호 등 결제정보, 비밀번호 등 로그인 관련 정보, 개인통관부호 등은 유출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