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지금]7% 급락, 장중 8만4000달러 붕괴…가상자산 강제청산 1.5조

비트코인 7%, 이더리움 9%대 약세
위험 회피 심리에 BOJ 금리 인상 가능성도 영향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이 1일(현지시간) 급락하며 또다시 대규모 청산에 흔들렸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크게 내리자 레버리지를 기반으로 한 포지션 약 10억달러(약 1조4700억원) 규모가 강제 청산된 것으로 전해지며 하락 압력이 더욱 커졌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 거래일 대비 7.14% 하락한 8만4805.79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지난달에 올해 4월 이후 처음으로 9만달러 선이 붕괴된 뒤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장중 한때 8만3000달러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비슷한 시각 이더리움도 전일 대비 9.59% 떨어진 2740.7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올해 누적 하락률은 각각 9%, 10%를 넘어섰다.

변동성이 큰 중소형 가상자산은 더욱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100대 디지털 자산 중 하위 절반을 추적하는 마켓벡터 지수는 올 들어 약 70% 급락했다.

이번 가상자산 하락은 10월 초부터 이어진 약세장의 연장선이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초 12만625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100% 추가 관세 위협이 나오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이 과정에서 지난달 10일에는 190억달러 규모의 가상자산이 한꺼번에 강제 청산된 데 이어, 이날도 10억달러가 강제 청산됐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강제청산은 투자자가 일정 금액만 증거금으로 낸 뒤 빚을 내 투자할 때, 자산 가격이 특정 수준 아래로 하락할 경우 거래소가 자산을 강제로 매각하는 구조다. 이는 연쇄 매도를 유발해 가격 하락을 더욱 가속하며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팔콘엑스의 션 맥널티 APAC 파생상품 트레이딩 리더는 "12월 출발은 명확히 위험 회피 성향이 짙다"며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 거의 없고, 저가 매수세도 나타나지 않아 이달에도 구조적 역풍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다음 지지선으로 8만달러를 거론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의 영향도 받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자, 시장에서는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는 가상자산과 주식 등 위험자산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플로우데스크의 카림 단다시 OTC 트레이더는 "12월에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은 글로벌 통화정책 경로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BOJ의 경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부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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